[비즈니스포스트]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미국시장 공략에서 잡음이 새어 나온다.

북미 대형레이블 인수를 위해 1조 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었지만 이렇다할 시너지를 내지 못한 데다 주요 아티스트 거취 관련 풍문도 도는 만큼 글로벌 전략을 점검할 때라는 시선이 나온다.
 
하이브 북미 레이블과 아리아나 그란데 결별설, 방시혁 글로벌 전략 점검할까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2022년 2월 미국 LA를 방문해 스쿠터브라운 하이브아메리카 CEO와 사진을 찍고 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 사회관계망 갈무리>


25일 빌보드 등 외신들에 따르면 하이브아메리카 산하레이블의 핵심 아티스트 아리아나 그란데가 매니지먼트 계약을 종료할 수 있다는 보도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아리아나 그란데는 2023년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솔로 여가수다. 2020년에는 그가 발매한 싱글 3개가 모두 빌보드 핫100 차트 1위를 기록하기도 했을 정도로 음악시장에서 중요한 인물로 통한다.

그는 하이브가 2021년 인수한 이타카홀딩스 산하 SB프로젝트의 핵심 아티스트이기도 하다. 북미법인들의 지배구조는 하이브에서 하이브아메리카, 아티카홀딩스를 거쳐 SB프로젝트로 이어진다.

하이브가 1조2천억 원이나 되는 돈을 주고 이타카홀딩스를 인수하자 아리아나 그란데와 저스틴 비버를 잡기위해서였다는 말도 나왔다. 이들 중 한 명이라도 이탈한다면 인수한 이유가 무색하게 될 수도 있다.

미국법인의 실적 역시 불안요소다.

이타카홀딩스 인수 당시 방 의장은 인수전 승리를 위해 미국기업 M&A를 위한 국내외 유명 법무법인들, 조 단위의 자금과 개인인맥까지 총동원할 정도로 열정을 쏟았다.

결국 2021년 4월 이타카홀딩스 인수에 성공하면서 하이브의 미국 진출이 가속화되는 듯 했으나 인수 2년이 지나도록 이렇다할 인수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있다.

방 의장은 2022년 11월 하이브 기업설명회에 등장해 현지 아티스트를 활용한 IP사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듬해인 2023년 3월 실적간담회에서는 팬덤플랫폼인 위버스 협업 등으로 시너지를 내는 방안을 언급하기도 했으나 여전히 성사된 바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이브아메리카는 2021년 매출1204억 원 순손실 80억 원을 냈고 이듬해인 2022년에는 매출 704억 원 순손실 1253억 원을 냈다. 2023년 상반기에도 매출 223억 원, 순손실 243억 원을 내며 손해가 누적되고 있다.
 
하이브 북미 레이블과 아리아나 그란데 결별설, 방시혁 글로벌 전략 점검할까

▲ 2020년 1월23일 미국 가수 아리아나그란데(왼쪽 3번째)가 미국 음악시상식 그래미어워드를 준비하는 리허설 공연에서 BTS 멤버들을 만나 사진을 찍고 있다. <아리아나 그란데 사회관계망 갈무리>


하이브의 미국 레이블 인수는 방 의장이 추진하고 있는 멀티레이블 전략의 일환이다.

방 의장은 군 입대로 완전체 활동이 어려워진 BTS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기존레이블을 인수하거나 신설하는 식으로 아티스트 포트폴리오를 공격적으로 확대했다.

국내에서는 이 전략이 성공을 거둔 것으로 파악된다. 남성 아티스트인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그리고 여성 아티스트인 르세라핌과 뉴진스 등이 모두 성공을 거두면서 BTS 공백을 우려하는 말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2022년 하이브는 매출 1조7780억 원 영업이익 2377억 원을 거뒀다. 매출은 42%, 영업이익은 25% 늘면서 역대최대 연간매출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성공을 미국에서도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