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베트남 소매금융 고삐 더 죈다, 정상혁 '디지털 강화' 조금씩 성과

정상혁 신한은행장(오른쪽 4번째)이 18일 베트남 호찌민시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신한은행 베트남 진출 30주년 기념식에서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신한은행>

[비즈니스포스트]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베트남 진출 30년을 기점으로 소매금융시장 확대를 위해 디지털 역량과 서비스 강화에 더욱 힘을 싣는다.

베트남 정부가 국가 차원에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고 베트남 국민도 디지털 기기 사용에 친숙한 만큼 디지털 기반 강화는 고객 접점을 늘리는 데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25일 신한은행 복수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신한은행은 베트남에서 오프라인 지점 확대와 함께 온라인 채널 확대를 주요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2021년부터 베트남에 해마다 신규 영업점 4~5곳을 개점하는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 올해도 5개 점포를 추가로 내기로 했는데 지금까지 4곳을 열었고 조만간 1곳을 또 연다.

신한은행은 이와 함께 디지털 채널 기반도 적극 넓히고 있다. 특히 많은 고객을 보유한 베트남 핀테크기업 등과 제휴를 맺는 방식으로 디지털 채널을 늘리고 있다. 

신한은행은 베트남의 ‘카카오톡’으로 여겨지는 ‘잘로(Zalo)’ 등과 제휴를 맺었는데 이들 모바일앱을 통해 신한은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제휴 디지털 브랜치(지점)를 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잘로 외에도 베트남 1위 전자지갑 플랫폼 ‘모모(MoMo)’, 이커머스 기업 ‘티키(Tiki)’ 등과도 제휴를 맺었다. 

신한은행은 올해로 베트남에 진출한 지 30년이 됐다.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은행만 놓고 보면 자산 규모나 순이익 등에서 모두 ‘1등’으로 30년 동안 일궈낸 성과가 작지 않다.

하지만 정 행장은 여기에 안주하면 안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베트남에서 현지 은행을 포함한 전체 시장 점유율은 2% 정도로 크지 않다. 

신한은행은 최근 베트남에서도 비대면 창구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디지털 채널 기반을 확대하면 소매금융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베트남 소매금융시장에서 기반을 확보하면 은행 인지도를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되고 이 점이 다시 현지 기업 고객을 유치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효과도 볼 수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5월 자회사인 신한베트남은행에 디지털 사업을 위한 전담 조직을 꾸리고 디지털 역량 강화에 본격적으로 힘을 싣기 시작했는데 성과는 하나둘 나타나고 있다. 
 
신한은행 베트남 소매금융 고삐 더 죈다, 정상혁 '디지털 강화' 조금씩 성과

정상혁 신한은행장(왼쪽 2번째)이 18일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열린 신한은행 베트남 진출 30주년 기념식에서 현지 금융인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신한은행>


신한은행이 베트남에서 운영하는 모바일앱 ‘쏠(SOL) 베트남’은 사용자 수가 지난해 말 90만 명에서 올해 5월 123만 명으로 30만 명 넘게 증가했다. 

신한은행 계좌를 비대면으로 개설한 고객 수도 지난해 말 9만 명 정도에서 올해 4월 13만 명 정도로 늘었다.
 


신한은행이 베트남 소매금융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면 신한은행 실적 증대와 ‘리딩뱅크’ 탈환에도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베트남은행의 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862억3200만 원에서 올해 상반기 1260억1400만 원으로 46.1% 증가했다.

전체 신한은행 순이익에서 베트남 법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2년 상반기 5.1%에서 2023년 상반기 7.4%로 증가했다. 

신한은행은 2019년 KB국민은행에 ‘리딩뱅크’ 자리를 내준 뒤로 은행권 1위 자리에 다시 오르지 못하고 있다. 정 행장이 2월 행장에 취임한 뒤 신한은행은 상반기에 은행권 순위 3위를 차지했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