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SMC의 미국 애리조나주 반도체공장 건설현장에 일하는 미국 노동자들이 공장 가동이 늦어진 이유로 TSMC의 건설현장 관리 미숙을 지적했다. 사진은 TSMC가 8월19일 공식 링크드인 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미 애리조나주 반도체공장 모습. < TSMC > |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의 미국 애리조나주 반도체공장 가동이 연기된 이유가 건설현장 관리가 미숙해 건설 기간이 늘어난 데에 있다 현지 노동자들 주장이 나왔다.
TSMC는 공장 가동을 미룬 이유로 미국 현지에서 전문인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꼽은 적이 있었는데 이와 배치되는 주장이다.
23일(현지시각)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TSMC 반도체공장 건설에 투입된 노동자 2명의 발언을 인용해 “작업 지시사항이 불명확하고 자재 조달이 늦어지는 등 현장 관리 문제로 건설이 지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TSMC 관리자들은 반도체 공장 건설에 투입된 미국 노동자들에게 마감 시한이나 참고자료를 제시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TSMC 애리조나 현장에서 1년 동안 일한 익명의 파이프 절단 작업자는 비즈니스인사이더를 통해 “TSMC 관리자들은 단지 ‘이것을 만드세요’ 라고만 지시한다”며 “관리자들이 어떤 청사진이나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작업 방향을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지시하지 않아 노동자들이 비효율적으로 일하다 보니 시간이 더 걸린다는 뜻이다.
정해진 일정보다 건설 자재가 늦게 도착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익명을 요구한 용접 기술자는 비즈니스인사이더를 통해 “필요한 자재를 받기 위해 며칠씩 기다린다”며 “매일 착용하는 안전장비를 찾는 데도 시간이 걸리는 등 모든 과정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재 조달과 같은 현장 관리가 수월하게 이뤄지지 않아 공장 완공 시기가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라는 의견이다.
TSMC는 400억 달러(약 52조9576억 원)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반도체공장 2곳을 신설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제1공장은 2024년부터 4나노 미세공정 생산라인을 가동할 계획을 두고 있었다.
TSMC는 4나노 반도체공장 첫 가동 시기를 2025년까지 미루겠다고 7월 콘퍼런스콜을 통해 밝혔다.
미국 현지 전문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어 기존 대만 공장에서 근무하던 엔지니어를 데려와야 한다는 이유였다. TSMC는 대만에서 최대 500명의 인력을 데려오기 위해 미국 비자 발급에 힘쓰고 있다.
한 용접 기술자는 비즈니스인사이더 인터뷰에서 “TSMC는 대만 노동자를 더 많이 데려오는 대신 공정 시간을 늘리는 다른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TSMC는 8월19일 공식 링크드인 페이지를 통해 “애리조나주 공장 건설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알리며 미국 현지 노동자들과 반대되는 입장을 보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