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사장이 환경에너지사업을 앞세워 베트남 등 해외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글로벌 친환경사업자로 보폭을 넓히면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힘을 싣는 모습이다.
 
SK에코플랜트 환경·해상풍력 해외시장 공략 속도, 박경일 글로벌 몸집 키운다

박경일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사장이 환경에너지사업을 앞세워 베트남 등 해외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8일 SK에코플랜트 안팎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베트남에서 지역정부 등과 스킨십을 늘리며 환경사업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베트남 흥옌 지방정부는 15일 SK에코플랜트 관계자들과 산업폐기물 관련 사업 투자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SK에코플랜트는 이번 방문에서 플라스틱 폐기물을 처리하고 재활용하는 기술을 소개하고 지방정부의 협력을 요청했다.

박 사장은 베트남 등 동남아 환경시장에 폐기물처리와 재활용 관련 기술을 앞세워 진출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두고 있다. 

베트남은 높은 경제성장률로 산업폐기물도 증가하고 있지만 폐자원을 재활용하는 기술이 없다. 이에 폐플라스틱과 폐비닐 대부분을 소각하고 있어 온실가스 감량을 위한 기술 확보가 국가 차원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2021년 유럽연합 기후변화회의에서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를 달성하고 2040년까지 석탄화력발전을 통한 전기생산을 단계적으로 폐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5월에는 천연자원환경부에서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한 세부 실행계획의 하나로 고체폐기물 관리 등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SK에코플랜트는 이미 3월 베트남 산업폐기물 처리기업 그린스타 등과 베트남 소각시설에 소각로 운영 최적화 솔루션을 도입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환경기술 수출에 나섰다.

SK에코플랜트는 수소연료전지, 해상풍력 등 친환경에너지분야에서도 베트남을 해외 전략시장으로 삼고 있다.

SK그룹이 2021년 한국기업으로 최초로 베트남 정부와 탄소감축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청정수소, 재생에너지를 비롯한 환경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베트남 정부가 해상풍력발전 등 재생에너지 연구개발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올해 7월 SKE&S, SK에너지 등 그룹 계열사들과 함께 베트남 껀터시와 수소사업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 참석했다. 

베트남 껀터시는 SK그룹과 수소연료전지 바탕의 버스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폐기물관리 솔루션, 연료전지 지게차 도입 등 다양한 환경에너지사업 협력을 추진할 예정이다.

SK에코플랜트는 껀터시와 협력이 가시화되면 폐기물관리와 연료전지 등 부분에서 사업확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해상풍력분야에서는 이미 사업협력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SK에코플랜트 자회사 SK오션플랜트는 16일 진행한 ‘2023년 상반기 실적간담회’에서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시장 글로벌 1위 기업으로 비전을 발표하면서 베트남에 추가 야드(생산시설)를 확보할 계획을 밝혔다.

이승철 SK오션플랜트 대표이사는 “국내외 해상풍력 발전단지 건설 본격화와 함께 폭증하는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경남 고성 등 국내 신규 야드 건설은 물론 베트남 등에 야드를 추가 확보해 생산능력 증대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SK에코플랜트 환경·해상풍력 해외시장 공략 속도, 박경일 글로벌 몸집 키운다

▲ SK에코플랜트 관계자들과 베트남 흥옌성 인민위원회 부회장 등 관계자들이 15일 산업폐기물 처리와 재활용 관련 투자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베트남 흥옌성 지방정부 공식 홈페이지>


박 사장은 1년 전인 2022년 8월 SK에코플랜트의 중장기 성장전략 보고서에서 국내 수처리, 소각 등 환경시장에서 1위를 확보한 만큼 다음 단계로 동남아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특히 베트남에서는 현지기업과 파트너십을 통해 종합환경사업과 수처리시장으로 진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폐기물처리 기술 수출로 물꼬를 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사장은 지난해 5월 말레이시아 국영 환경기업 센바이로 지분 30%를 인수하면서 말레이시아 시장에도 진출했다.

또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 테스를 앞세워 전기전자 폐기물 재활용분야에서 동남아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 자회사 테스는 2023년 3월 태국 SCG그룹의 SCG인터내셔널과 에너지저장시스템(ESS) 협업 모델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테스는 SCG인터내셔널과 SCG그룹 계열사에서 나오는 전기차, 중장비 등의 수명이 다한 폐배터리를 ESS로 재사용하는 사업도 검토하기로 했다.

SK에코플랜트는 이런 테스와 SCG그룹 협력을 바탕으로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 폐배터리 재활용시장에 진출한다는 그림을 그려뒀다.

환경에너지사업의 해외진출은 SK에코플랜트 기업공개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핵심전략 가운데 하나다. 

SK에코플랜트는 실제 하반기 상장예비심사 신청을 준비하면서 7월 친환경 자회사 7곳을 합병하고 해외 투자유치 활동에 나서는 등 환경에너지기업으로 성장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7월 회사채 수요예측 결과에서 모집금액의 4배를 뛰어넘는 자금을 끌어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자본시장에서 환경에너지기업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은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SK에코플랜트는 환경에너지사업 성장세 덕택에 실적도 크게 증가했다.

SK에코플랜트는 2023년 상반기 환경에너지부문 자회사 실적이 반영되면서 신사업부문 매출이 1조2649억 원으로 1년 전(5513억 원)의 두 배를 훌쩍 웃돌았다. 

이에 힘입어 2023년 상반기 SK에코플랜트는 연결기준으로 매출 3조9273억 원, 영업이익 1773억 원을 냈다. 2022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7%, 영업이익은 79% 증가한 것이다.

SK에코플랜트 환경에너지부문 매출 비중은 2021년 15.3%에서 2022년 29.8%, 올해 상반기 기준 32.2%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박 사장은 2023년 1월 신년사를 통해 “2023년은 환경·에너지 사업자로서 더 높이 뛰어오르기 위한 준비의 한 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는 올해 자회사 테스를 통해 라스베이거스에 공장을 세우면서 북미 전기전자 폐기물, 폐배터리 재활용사업 거점을 추가했고 SK오션플랜트도 대만, 미국 해상풍력시장 수주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5월에는 중국 옌청시 경제기술개발구에 폐배터리 재활용 전처리 시설을 설립·운영하는 협약도 맺었다.
 
SK에코플랜트는 올해 9월쯤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하고 올해 말에서 2024년 상반기 상장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구체적 상장 관련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현재 상장예비심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