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SK온이 2분기에도 영업손실을 지속했지만 적자 규모를 크게 줄이며 흑자전환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집중적으로 증설을 추진했던 북미시장에서 성과가 본격화하며 외형과 이익, 세제혜택 모두 크게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SK온 흑자전환 9부 능선, 지동섭 북미 기반 확대해 ‘글로벌 톱3’ 도약 준비

▲ 지동섭 SK온 대표이사 사장이 영업흑자 전환에 거의 다다른 상황에서 고객사 확보에 더 속도를 내며 글로벌 톱3 배터리제조사의 목표에 다가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SK온 > 


지동섭 SK온 대표이사 사장은 이 기세를 몰아 북미시장 고객사 확보에 더 속도를 내며 글로벌 톱3 배터리제조사의 목표에 다가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6일 증권업계 안팎에 따르면  SK온이 2분기 실적을 통해 생산성 개선 효과를 입증한 만큼 하반기에는 영업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SK온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3조6961억 원, 영업손실 1322억 원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보다 매출은 182.5% 늘고 영업손실은 58.1% 줄었다.

SK온의 2분기 실적에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혜택 1670억 원도 반영됐다. SK온의 미국 내 출하량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세액공제 혜택의 증가 추세도 더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SK온의 미국 고객사인 포드는 설비 확장을 추진하며 생산량을 늘릴 채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포드의 계획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생산량은 5만2천 대, 판매량은 3만8천 대 수준으로 상반기보다 3~4배 증가가 예상된다”며 “포드의 목표대로 생산과 판매가 증가한다면 SK온의 배터리 출하량은 큰 폭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SK온으로서는 북미시장에서 출하량 증가에 따른 이익 확대는 물론 세제혜택도 누릴 여지가 많아지는 셈이다. 

SK온이 북미에 구축한 생산거점의 생산성이 향상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SK온은 글로벌 생산거점 구축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특히 북미에서는 국내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하면 가장 공격적으로 증설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SK온은 이미 조지아 단독공장을 통해 연산 20GWh 넘는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 현대차와 합작을 통해 2025년까지 조지아에 연산 35GWh 생산능력을 추가할 계획이 마련돼 있다. 또 포드와 합작해 2025년까지 연산 129GWh 생산능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SK온 흑자전환 9부 능선, 지동섭 북미 기반 확대해 ‘글로벌 톱3’ 도약 준비

▲  포드와 SK온 합작법인 블루오벌SK의 전기차 배터리공장 조감도. <포드>

SK온은 북미 뿐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를 포함한 글로벌 생산능력을 2025년 연산 280GWh로, 2030년 500GWh로 늘린다는 목표도 세워 놓았다.

다만 이런 공격적 증설계획의 추진은 단기적으로 전체 가동률과 수율 악화로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배터리업계에서는 생산시설을 구축한 뒤 가동률과 수율이 안정화돼 생산성이 정상화되기까지 적어도 3~4년이 걸린다고 보고 있다. 

SK온이 낮은 수익성 탓에 국내 배터리3사 가운데 유일하게 영업손실을 보고 있는 배경에는 글로벌 생산시설의 생산성이 낮다는 점도 한 몫하고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미국 생산시설의 생산성이 향상되고 이에 따라 수익성도 어느 정도 회복된 것으로 파악된다.   

SK온의 국내·해외 생산시설의 가동률 추이를 살펴보면 2021년 평균 92.3%였다가 2022년 평균 86.8%로 악화됐다. 그런데 올해 상반기에는 97.6%로 대폭 향상됐다.

SK온 측도 2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생산성이 직전 분기보다 개선되며 목표 수준에 근접했다”며 “하반기 수율 개선과 북미 중심으로 판매량 증가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미 미국 내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구축한 데다 조지아 공장에서 가동률과 수율 향상 경험도 쌓은 만큼 향후 북미 증설을 추진하면서는 생산성을 정상화하기까지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SK온이 흑자자기조로 돌아서는 시점도 임박한 것으로 파악된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SK온이 하반기에는 영업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증권은 SK온이 3분기에 영업손실 160억 원, 4분기에 영업이익 3580억 원을 내며 하반기 전체로는 영업이익 3420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적자 고리를 끊고 흑자구조 안착을 눈 앞데 둔 만큼 지동섭 SK온 대표이사 사장은 자신이 목표로 정한 2025년 글로벌 톱3 진입에 한 걸음 더 다가선 것으로 보인다. 

지 사장은 지난해 말 미국 뉴욕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통해 “SK온과 포드의 합작법인 블루오벌SK 증설 투자가 끝나는 2025년에는 SK온이 글로벌 3위에 이르는 배터리 공급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배터리시황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SK온은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의 상반기 누적 점유율 5.2%를 차지하며 5위를 차지했다. SK온 앞에 CATL(36.8%), BYD(15.7%), LG에너지솔루션(14.5%), 파나소닉(7.5%) 등이 있다.  

SK온이 북미에서 선제적으로 생산기반을 갖춰놓은 만큼 북미 전기차 침투율 확대와 함께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면 글로벌 톱3 진입에 더욱 가까이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동섭 사장도 북미 증설과 생산성 향상을 일단락한 것으로 보고 고객사 확보 등 영업 외연을 확장하는 쪽으로도 시선을 옮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SK온이 최고사업책임자(CCO) 직책을 신설하고 성민석 전 한온시스템 대표이사를 영입한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성 최고사업책임자는 포드를 거쳐 한온시스템에서 운영총괄, 최고운영책임자(COO), 최고경영자(CEO) 등을 지낸 자동차업계 전문가로 평가된다. 

SK온이 완성차업체와 접촉면을 넓히며 수주 확대에 힘써야 하는 상황인 만큼 자동차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을 영입하며 영업 쪽에 비중을 이전보다 늘릴 준비를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SK온 관계자는 “조직개편과 인재 영입을 통해 기존 고객사 대응역량 강화는 물론 신규 수주 등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