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값 더 오르나, 인도네시아 기후변화에 원두 가격 2년간 40% 올라

▲ 인도네시아에 극단 기후가 번갈아 나타나면서 커피 생산이 줄어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이에 안 그래도 올해 큰 폭으로 오른 커피 가격이 더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됐다. 사진은 수확한 커피콩을 확인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농부. <픽사베이>

[비즈니스포스트] 주요 커피 생산지인 인도네시아에서 커피콩 생산이 줄어 커피값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기후변화로 폭우와 가뭄 등 극단적 기후가 번갈아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현지시각) 로이터는 전 세계 커피 생산량 4위를 차지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산 커피콩 가격이 앞으로 더 오를 수 있다고 예측했다. 

미국 통계 사이트 '와이차트'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서 생산하는 커피콩 품종은 로부스타로 올해 7월 기준 세계 시장 평균 가격은 킬로그램당 2달러81센트였다. 이는 2021년 7월 2달러8센트와 비교해 40% 넘게 오른 가격이다. 

이런 일이 발생하는 주된 이유는 인도네시아에 나타나고 있는 극단 기후 현상 때문이다.

지난해 인도네시아는 라니냐 영향으로 강수량이 늘면서 연말까지 많은 비가 내렸다.

인도네시아 람풍의 한 농부는 로이터를 통해 “올해 수확량은 지난해와 비교해 30% 정도인 것 같다”며 "지난해 비가 많이 내려 커피나무 꽃이 다 일찍 떨어져 버렸다”고 말했다.

커피나무가 제대로 열매를 맺으려면 꽃이 피어 있어야 하는데 꽃이 일찍 지면서 커피 열매가 맺힐 시간이 부족했던 것이다. 적도 인근인 인도네시아에선 연말에 커피 꽃이 핀다. 

올해는 엘니뇨 영향으로 가뭄이 늘면서 수확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기상청은 현재 인도네시아 영토 70%에 걸쳐 발생하고 있는 뜨겁고 건조한 기후가 주요 커피 생산지 자바섬과 수마트라섬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자바와 수마트라 일대에 있는 커피 농장 대부분이 수자원으로 자연 강우에 의존하고 있는데 건조한 기후가 확대되면 생산량에 크게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엘니뇨 영향은 인도네시아 커피나무들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연말에 최고에 달할 것으로 전망돼 우려를 높이고 있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람풍 지역에서 사업을 하는 한 무역업자는 로이터를 통해 “올해 커피 공급이 아주 적어서 사재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개인적인 예상으로는 지난해와 비교해 (공급량이) 25% 정도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