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유럽 태양광 덕에 에너지 위기 없다, 로이터 "태양광이 전력시스템 구해"

▲ 태양광 발전 설비가 설치된 독일의 주택단지 모습. 독일은 2022년에 유럽연합 내에서 가장 많은 7.9GW(기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발전은 새로 설치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유럽이 극심한 폭염을 겪고 있음에도 전력 수급에서는 큰 어려움을 겪지 않고 있다.

지난해 유럽에서 크게 늘어난 태양광 발전이 전력 공급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7일(현지시각) 영국 통신사 로이터는 극심한 더위를 견디고 있는 유럽의 에너지 시스템을 태양광 발전이 구하고(rescue) 있다고 보도했다.

여름철 한낮에는 냉방 기기 가동에 따라 전력 수요가 일중 최대치에 이른다. 태양광 발전은 전력 수요가 높은 시간대에 발전량이 증가하는 만큼 여름철 전력 수요 급증에 대비하기 적합하다.

크리스티안 루비 유럽전기사업자협회(Eurelectric) 사무총장은 “태양광 발전 규모의 확대는 기본적으로 여름철 에어컨 가동에 따라 발생하는 전력 수요의 피크(peak)에 전력 공급을 보완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스페인은 올여름에 태양광 발전 확대의 효과를 가장 크게 누리는 국가로 꼽힌다.

남유럽에 위치해 폭염 피해를 심각하게 겪고 있는 스페인은 지난해 독일에 이어 가장 태양광 발전 규모를 많이 늘린 국가이기도 하다.

영국의 에너지 싱크탱크인 엠버(Ember)에 따르면 스페인의 전체 전력 공급 가운데 태양광 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7월 16%에서 올해 7월 24%로 늘었다.

벨기에와 같이 상대적으로 폭염 피해가 크지 않은 국가에서는 태양광 발전을 통해 여름철에 늘어난 전력 수요를 100% 이상 충당한 것으로 파악된다.

유럽연합 국가들은 지난해 태양광 발전을 크게 늘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적으로 에너지 원가가 상승하면서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국가 안보 차원의 문제로 보고 적극 대응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 산하의 태양광발전협회인 솔라파워유럽(Solar Power Europe)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연합에 새로 설치된 태양광 발전의 규모는 41.4GW(기가와트)에 이른다.

2021년 28.1GW와 비교하면 47.3%가 증가한 수치다. 솔라파워유럽은 2022년에도 유럽연합 내 태양광 발전이 30GW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국가별로 보면 독일이 7.9GW로 가장 큰 규모로 태양광 발전을 늘렸고 이어 스페인 7.5GW, 폴란드 4.9GW, 프랑스 2.7GW, 이탈리아 2.6GW, 포르투갈 2.5GW, 덴마크 1.5GW 등 순이다.

유럽연합에서 태양광을 비롯해 풍력 등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한 에너지 안보 확보 움직임은 점점 속도가 붙고 있다.

유럽연합은 올해 3월 2030년까지 27개 회원국 전역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의 목표치를 기존 32%에서 42.5%로 상향하는 데 합의하기도 했다.

2021년 기준으로 유럽연합 전역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22% 수준이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