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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 사장(왼쪽)와 서병삼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부사장. |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프리미엄 가전제품 경쟁을 헬스케어분야로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건강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세계적 흐름을 반영해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등 건강과 밀접한 가전제품을 프리미엄 라인업 중심으로 재편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사물인터넷 기능을 추가해 사용자의 건강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가전제품을 확대하며 모바일기기와 시너지를 강화하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고가 가전제품은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 LG전자, 공기청정기와 정수기 공략 확대
14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프리미엄 가전 전략을 건강관리에 특화한 헬스케어 생활가전으로 확대하고 있다.
LG전자가 최근 한국과 미국에 이어 중국 등 아시아 국가로 출시를 확대하고 있는 초고가 가전제품 시리즈 ‘LG시그니처’에 올레드TV와 세탁기, 냉장고에 이어 공기청정기가 포함됐다.
공기청정기는 세탁기와 냉장고 등에 비해 아직 수요가 불확실하다. 하지만 LG전자는 시그니처 공기청정기를 149만 원의 고가에 출시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LG전자의 시그니처 공기청정기는 모두 일곱단계를 거치는 강력한 가습청정기능을 탑재하고 필터를 교체하지 않아도 된다는 편의성을 앞세웠다. 외관 역시 고급 가구처럼 디자인됐다.
전자전문매체 매셔블은 “공기는 눈에 보이지 않는 만큼 소비자가 공기청정기의 실제 성능을 신뢰하기 쉽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LG전자의 과감한 고급화 전략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중국과 한국 등 미세먼지의 영향을 크게 받는 국가에서 공기청정기에 대한 관심과 수요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중국 공기청정기시장은 2012넌 128만 대에서 지난해 514만 대 규모로 급성장했다. 중국시장에서 한국업체들의 제품이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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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의 LG시그니처 공기청정기. |
LG전자는 공기청정기와 정수기 등 건강과 직결되는 가전제품을 하나의 브랜드로 묶은 프리미엄 생활가전 ‘퓨리케어’ 시리즈의 시장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
LG전자에 따르면 올해 초 국내에 출시된 퓨리케어 슬림정수기는 매달 판매량이 전월의 2배 이상으로 성장하며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퓨리케어 공기청정기 역시 올해 판매량이 지난해의 2배 수준에 이른다.
조성진 LG전자 H&A사업본부 사장은 “건강관리에 특화한 퓨리케어 브랜드 자체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을 더욱 강화해 성장세를 계속해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한다.
◆ 삼성전자, 사물인터넷으로 건강 관리
삼성전자의 경우 사물인터넷을 적용해 사용자들이 건강관리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스마트 헬스케어 플랫폼을 적용한 가전제품을 앞세우고 있다.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냉장고 ‘스마트허브 냉장고’는 스마트폰과 연동해 냉장고 안의 식재료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유통기한을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사용자들은 스마트허브 냉장고의 ‘푸드알리미’ 기능으로 유통기한이 오래된 식재료를 확인해 식중독 위험을 줄일 수 있고 장을 볼 때 냉장고를 원격으로 확인해 식단을 균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허브 냉장고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판매중지 식품, 원산지표시 위반식품 등을 알려주는 위해 식품 알리미 기능도 탑재했다.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공기청정기 ‘블루스카이’의 경우 사물인터넷을 활용해 스마트폰 앱에서 원격으로 집안의 공기 질을 확인하고 공기청정기의 전원을 제어할 수 있다.
사용자가 귀가하기 전에 미리 공기청정기를 작동해 집안의 공기를 정화하며 미세먼지 등으로 오염된 공기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한 것이다.
삼성전자 블루스카이 프리미엄 모델은 최대 185만 원에 이르는 초고가 제품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출시 두달 만에 2만 대 가까운 판매량을 올릴 정도로 흥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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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물인터넷을 적용한 삼성전자 '패밀리허브 냉장고'. |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연동해 사용자의 침대 곁에 두면 수면상태를 측정해 분석해주는 헬스케어전문기기 ‘슬립센스’도 최근 공개했다.
슬립센스는 삼성전자의 에어컨, TV 등 가전제품과 사물인터넷 플랫폼으로 연결된다. 사용자의 수면상태에 따라 에어컨의 세기와 TV의 전원을 자동으로 조절해 최적의 수면환경을 만들어주는 식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식품기업 네슬레의 건강과학연구소와 협력해 사물인터넷 플랫폼을 헬스케어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웨어러블기기사업에서 사용자의 건강관리 기능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런 전략을 프리미엄 가전까지 확대하며 헬스케어분야에서 영역을 점차 넓혀나가고 있다.
◆ 헬스케어가 차별화 요소 될까
LG전자와 삼성전자가 가전사업에서 헬스케어에 중점을 두고 기술개발을 가속화하는 것은 가전시장에서 경쟁업체와 차별화가 점점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가전 최대시장인 미국에서 주택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프리미엄 가전사업은 호황기를 맞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2분기 생활가전사업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프리미엄 세탁기 ‘트윈워시’와 LG시그니처 시리즈가 미국에서 흥행하며 수익성을 크게 높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가전사업에서 고전했으나 올해 2분기에 7년 만에 영업이익 1조 원가량을 냈다. 역시 수익성이 높은 프리미엄 가전 중심으로 라인업을 재편한 성과로 분석된다.
하지만 최근 중국 하이얼이 미국 가전시장에서 점유율 3위를 차지한 GE 가전사업부를 인수하며 프리미엄 시장으로 공략을 점차 확대하고 있어 이런 좋은 실적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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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하이얼의 프리미엄 가전제품. |
미국 1위업체인 월풀 역시 고가 가전제품 브랜드를 별도로 내놓고 꾸준히 성장하는 프리미엄 가전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결국 LG전자와 삼성전자가 경쟁업체와 차별화한 장점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에서 건강관리 기능을 앞세워 고가 제품에 걸맞는 브랜드 가치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셈이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가정용 헬스케어제품의 시장은 2014년부터 연평균 7.8% 성장해 2020년 3553억 달러에 이르는 거대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정용 의료기기 등을 제외하더라도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과 관련 제품의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인 만큼 LG전자와 삼성전자의 헬스케어 가전제품도 인기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랜드뷰리서치는 “현재 헬스케어 최대시장인 북미 외에도 중국과 인도 등 인구가 많은 국가에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향후 시장의 성장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