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신용등급 하향조정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나 미국 재무부 국채발행이 늘어나면 경제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남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일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자체가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며 "그 원인으로 지목되는 재정적자 확대와 이에 따라 늘어나고 있는 재무부 국채발행 물량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 "미국 신용등급 강등 영향 제한적, 재무부 국채 발행 확대에 주목"

▲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나 미국 재무부 국채 발행 물량 증가는 경제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됐다.


피치는 1일(현지시각) 미국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하향조정했다. 부채한도를 둔 정치적 대립 과정에서 재정 관리 신뢰가 훼손됐다고 판단해 미국의 신용등급을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에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한 뒤 12년 만에 미국의 신용등급이 낮아졌다.

시장에서는 이번 신용등급 조정이 미국의 실질적 채무불이행 위험을 높이지 않아 실물경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바라봤다.

이 연구원은 "신용등급 하향조정이 금융시장이나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미국 정부의 채무불이행 위험에 대한 공감대가 있어 투자자 입장에서 현실적 위협으로 다가와야 한다"며 "그러나 미국 재무부의 채무불이행을 고민하는 투자자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재무부의 국채 발행 물량 증가는 시중금리 상승압력으로 작용해 실물경제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이 연구원은 "최근 미국 재무부 발표에 따르면 하반기 국채 발행 물량은 약 1조8600억 달러에 이른다"며 "세수가 예상보다 적게 걷히고 있고 인프라 투자 등을 위한 재정소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채 발행 물량이 추가로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긴축적 통화정책을 진행하는 가운데 일본중앙은행(BOJ)의 정책 방향성 변화로 장기 국채에 대한 기간 프리미엄이 높아졌다"며 "국채 공급 확대가 중장기 금리에 대한 상방압력으로 작용하면 금융여건이 보다 빠듯해져 실물경제에 대한 하방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