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내 대표적 양극재 제조기업인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퓨처엠이 2분기에는 실적 성장세가 다소 주춤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전방시장인 전기차 보급률 확대 방향이 분명한 만큼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퓨처엠은 쉼 없이 장기 성장을 위한 도약의 발판을 닦고 있다.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성장세 주춤, 성장발판 마련은 쉼 없어

▲ 에코프로비엠이 쉼없이 성장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사진은 에코프로 홍보영상 갈무리. 


11일 배터리업계와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퓨처엠은 양극재 판매가 하락에 따른 영향으로 올해 2분기 실적이 기존 예상보다 부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리튬을 비롯한 원료의 가격 하락세가 양극재 판매가 하락의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리튬 가격은 지난해 말 kg당 500위안이 넘었지만 올해 4월까지 하향세를 지속하며 152위안 수준까지 낮아졌다가 최근 소폭 반등했다. 

또 다른 양극재 주요 원료인 니켈 가격은 올해 초 톤당 3만1200달러에서 7월10일 기준으로 톤당 2만685달러까지 하락했다. 

양극재 가격이 원료 금속 가격에 연동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원료 가격이 하락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대신증권은 에코프로비엠의 2분기 영업이익을 기존 컨센서스(증권가 평균 추정치)를 10% 하회하는 1193억 원으로 추산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컨센서스보다 22% 낮은 559억 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했다.

NH투자증권의 에코프로비엠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192억 원으로 이는 컨센서스를 10% 가량 밑도는 수치다.

다만 배터리업계에서는 원료 가격 변동에 따른 양극재 업체들의 일시적 실적 둔화가 장기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양극재는 전기차 보급률 상승에 따라 가장 부각되는 2차전지 핵심 소재로 꼽힌다. 

전기차 원가에서 배터리는 가장 많은 원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배터리 원가에서 양극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40~50%에 이른다. 전체 전기차산업에서도 양극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은 셈이다. 

양극재의 기술적 진입장벽도 높은 만큼 현재와 같이 몇 개 업체가 주도하는 구도가 앞으로 지속될 가능성도 높다. 특히 니켈 비중이 높은 하이니켈 양극재에서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퓨처엠뿐 아니라 엘앤에프까지 국내 양극재기업들의 입지가 매우 탄탄하다. 

양극재업체들은 공격적 증설 계획을 세우고 전기차 시장 성장에 쉼 없이 대비하고 있다. 

2022년 기준으로 연간 양극재 생산능력은 에코프로비엠 18만 톤, 포스코퓨처엠 10만5천 톤이다.  

에코프로비엠은 2027년까지 생산능력을 71만 톤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마련해 두었다. 포스코퓨처엠은 2030년 100만 톤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한다는 목표를 정해 놓았다. 

양극재업체들은 생산능력 확장을 위해 시설투자에 속도를 내는 한편 양극재의 이전 단계 소재인 전구체 내재화에도 힘쓰며 사업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에코프로비엠은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44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3천억 원은 유럽과 북미 지역 양극재공장 시설투자 자금으로 활용하고 1400억 원은 전구체와 수산화리튬 구입대금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에코프로비엠은 양극재 생산능력 확장을 위해 캐나다 자회사 에코캠캐나다와 삼성SDI와 합작법인 에코프로이엠, 해외투자를 위해 설립한 에코프로글로벌 등에 투자를 늘리며 해외 생산거점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포스코퓨처엠도 지난달 GM과 합작해 설립한 얼티엄캠 2단계 시설 투자에 1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공개하며 생산능력 확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성장세 주춤, 성장발판 마련은 쉼 없어

▲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광양공장 전경. <포스코퓨처엠>


얼티엄캠이 생산시설을 구축해 하이니켈 양극재를 제조하면 이는 GM과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합작사 얼티엄셀에 공급된다. 얼티엄캠은 얼티엠셀과 앞으로 9년 동안 약 13조1800억 원어치 물량을 공급하는 장기계약도 체결한 만큼 안정적 수요처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전구체 수요 대응을 위해 중국 전구체회사와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는 등 원료 조달능력도 강화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6월2일 이사회를 열고 중국 전구체회사와 합작설립하는 생산법인에 1014억2천만 원을 출자해 지분 20%를 확보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전기차 침투율 상승과 함께 양극재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는 반면 주요 업체의 증설에도 양극재 공급은 한동안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분간 양극재시장은 공급자 우위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아직 배터리 셀 제조사들이 받은 수주를 다 공급하지 못한 데다 2023년 하반기 이후 셀 제조사들의 추가 수주가 이뤄지면 2024년 상반기까지 양극재업체들도 수주를 빠르게 늘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