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강세장에도 찜찜한 대형주 쏠림, 중소형주 '볕들 날' 언제쯤

▲ 코스피지수가 6월 들어 2600선을 돌파하는 등 상승세에 접어들었다. 다만 대형주 중심으로 수급이 몰리면서 중소형주는 흐름에서 소외되고 있는 모습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코스피지수가 6월 들어 2600선을 돌파하는 등 상승세에 접어들었다. 반도체, 2차전지 관련주 강세에 힘입어 코스피가 '강세장'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대형주 중심으로 상승세가 쏠리는 현상이 심화되면서 중소형주가 소외되고 있는 모습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직전 거래일인 16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7.25포인트(0.66%) 상승한 2625.79에 장을 마쳤다.

최근 한 달 동안 코스피지수(5.9%)는 6%에 가깝게 오르면서 꾸준한 상승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6월 들어 1년 만에 2600선을 돌파하는가 하면 12일에는 장중 2650선까지 오르면서 하반기 증시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설태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2차전지, 반도체 등의 강세에 힘입어 코스피가 기술적 강세장 전환에 성공했다”며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기대와 함께 경기둔화 우려가 줄어든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다만 증시가 반도체 등 대형주 중심으로 오르면서 중소형주는 비교적 흐름에서 소외된 모습이다. 

시가총액을 감안하지 않고 종목별 같은 비중으로 최근 한 달 코스피시장 평균 수익률을 계산하면 2.6%로 집계된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증시와 국내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 가중지수 대비 동일가중지수는 2021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며 “일부 대형주만 올라가고 있다는 의미다”고 분석했다. 

종목 규모별로 살펴보면 최근 한 달 동안 시가총액 1~100위 종목으로 구성된 코스피 ‘대형주지수’는 6.4% 상승했다. 

반면 중형주는 3.2%, 소형주는 3.6% 각각 오르는 데 그치면서 코스피지수 수익률(5.9%)보다 부진한 흐름을 나타냈다.

중소형주 부진은 코스닥시장에서도 나타났다. 같은 기간 코스닥 대형주는 11.5% 올랐지만 코스닥 중형주(7.7%), 소형주(6.9%) 오르면서 코스닥지수 수익률(9.0%)에 미치지 못했다. 

이 같은 양극화 현상이 나타난 것은 대형주가 다수 포함된 반도체, 2차전지 등 특정 업종에 대한 쏠림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커지면서 미국 엔비디아를 필두로 반도체주가 올랐고, 테슬라 주가 ‘상승행진’으로 국내 2차전지 업종이 다시 한 번 부각됐다. 

여전히 경기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쏠림현상에 영향을 미쳤다. 경기침체에 대한 경계감이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특정 대형주에 수급이 몰렸다는 것이다.

향후 중소형주 주가는 경기흐름에 상당부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가 회복세로 접어들면서 대형주 쏠림현상이 자연히 중소형주로 ‘낙수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는가하면 경기가 취약할 때의 쏠림현상은 시장 전반의 약세로 이어질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형주에서 중소형주가 상승세가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1분기 실적시즌 이후 상향조정된 기업이익에 따라 증시가 반등하는 ‘실적 장세’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중소형주가 이익비중 대비 상대적으로 주가가 저평가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조 연구원은 “기업이익 반등에 따라 앞으로 증시가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대형주의 완만한 상승 속에서 중소형주로 확산이 나타날 것이다”며 “단기적으로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기다”고 말했다. 

반면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대형주 쏠림현상으로 시장의 상승 에너지가 약화되고 있다고 봤다.

박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늘 주도주를 중심으로 어느 정도는 쏠림을 동반한다”며 “그러나 경기가 좋을 때의 쏠림은 소외주 순환매로 연결되지만, 경기가 취약할 때의 쏠림은 결국 시장 전반의 약세 반전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