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축제무대 만든 BTS 데뷔 10돌, 흙수저 아이돌에서 K팝 세계화 선구자로

▲ 방탄소년단(BTS)가 6월13일 데뷔 10주년이 된다. 데뷔 초 중소기획사 출신의 '흙수저 아이돌'에서 전 세계적 주목을 받는 아티스트로 성장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방탄소년단(BTS)이 데뷔 10주년을 맞이한다.

‘흙수저 아이돌’에서 세계적 스타로 발돋움한 BTS의 데뷔 1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해외에서도 수많은 아미(BTS 팬덤)가 서울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11일 하이브와 서울시에 따르면 BTS 데뷔 10주년 기념 행사인 '2023 BTS FESTA'가 12일부터 서울 시내 곳곳에서 진행된다.

하이브는 매년 BTS 데뷔를 기념하는 행사를 개최해왔지만 올해는 10주년을 맞아 서울시와 협업해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25일까지 서울의 주요 명소들이 BTS를 상징하는 보라색으로 장식되고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특히 17일 오후 5시에는 여의도 한강공원에 마련된 ‘아미 라운지’에 BTS 멤버 RM(김남준)이 직접 등장해 팬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다.

서울을 방문하는 전 세계 BTS 팬들이 최소 수만 명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숙박업계와 백화점, 면제점 등 유통업계는 외국인 대상 이벤트 행사와 통역 직원 채용 등으로 BTS 팬 사로잡기에 나섰다.

7명으로 구성된 아이돌 가수의 데뷔 기념일에 서울시와 기업들이 적극 반응하는 것은 BTS의 위상이 그만큼 세계적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이런 BTS도 데뷔 초창기부터 주목받았던 것은 아니다.

BTS는 2013년 6월 싱글앨범 '2 COOL 4 SCKOOL'을 발표하며 처음 등장했다. 데뷔 당시에는 힙합아이돌로 활동하며 반항기 많은 10대들을 향한 메시지를 가사에 녹여냈다. 2014년 정통 힙합을 배우겠다며 미국으로 건너간 여행기를 담은 리얼리티 프로그램 ‘아메리칸 허슬 라이프’를 찍기도 했다.

BTS는 강렬한 가사 메시지로 다른 아이돌과 차별성을 드러냈고 2013년과 2014년 가요시상식에서 신인상도 수상했다.

신인상 수상과 뛰어난 음악성에도 BTS는 초반에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이는 당시 기준 국내 3대 연예기획사인 SM·YG·JYP엔터테인먼트가 아닌 중소기업에 불과한 빅히트뮤직에 속했던 한계로 여겨진다.

BTS가 2016년 5월 SBS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의 한 코너에 잠깐 출연해 박스 옮기기 미션만 하고 퇴장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BTS 팬들에게도 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다.

BTS가 본격적인 인지도를 쌓기 시작한 것은 데뷔로부터 2년 정도 지난 2015년 5월 '아이 니드 유'로 지상파 음악방송에서 처음 1위를 차지하면서다.

이듬해에는 정규앨범 2집 'WINGS'가 인기를 끌며 연말 엠넷뮤직어워즈(MMA)에서 대상을 탔는데 3대 연예기획사 소속이 아닌 남자그룹의 대상 수상은 2007년 에픽하이 이후 9년 만이다.

BTS는 이때부터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2017년 미니5집 ‘러브 유어셀프 승 허’로 빌보드 앨범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7위까지 오르고 이 앨범의 수록곡인 ‘마이크 드롭’은 빌보드 싱글차트인 핫100의 18위까지 진입했다. 2018년에는 정규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를 통해 한국은 물론 아시아 가수 최초로 빌보드200 정상에 올라섰다.

이후 2018년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 2019년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 2020년 '맵 오브 더 솔 7', 'BE', 2022년 ‘프루프‘까지 2년 반 동안 6개의 앨범이 빌보드200에서 1위를 차지했다. 영국의 록밴드 비틀즈가 기록한 2년5개월 이후 최단 기간에 이룬 성과다.

BTS가 전 세계 최고의 보이그룹으로 우뚝 선 최전성기는 빌보드200보다 더 어렵다는 핫100 정상에 오른 2020년과 2021년이다.

모든 가사가 영어인 '다이너마이트'는 빌보드 핫100 진입과 동시에 1위에 올라 총 3주 동안 1위를 유지했다. 같은 해 BTS가 피쳐링에 참여한 '새비지 러브' 리믹스 버전과 한국어곡 '라이프 고즈 온'도 핫100 정상을 차지하며 반짝 인기가 아님을 증명했다.

2021년에는 '버터'가 빌보드 핫100에서 9주 연속으로, 총 10주 동안 1위 자리를 유지했고 이 외에도 '퍼미션 투 댄스', 콜드플레이와 협업한 곡 '마이 유니버스' 등이 같은 해 핫100 1위를 기록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BTS는 미국 최고 대중음악시상식인 그래미 어워즈에 3년 연속 후보로 선정됐고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 연속 수상했다.

BTS는 2021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국제연합(UN) 특별행사 ‘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회의’ 개회식에서 연설자로 나섰고 2022년 백악관에 초대돼 아시아계 증오범죄에 대한 의견도 발표했다. K팝 스타를 넘어 한 시대의 아이콘으로서 입지를 드러낸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는 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보아, 동방신기, 빅뱅 같은 가수가 K팝의 씨를 뿌리고 싸이가 글로벌 시장의 문을 본격 열었다면 BTS는 K팝을 글로벌 수준으로 격상 시켰다"고 평가했다.

BTS는 작년 6월 단체활동 잠정중단을 선언한 뒤로 개인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지민은 올해 3월 발매한 솔로앨범의 타이틀곡으로 빌보드 핫100에서 1위에 올랐고 RM과 슈가의 솔로앨범도 빌보드 앨범차트에서 최상위권의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12월 맏형인 진(김석진)을 시작으로 BTS 멤버들의 군입대가 시작돼 완전체 무대를 다시 볼 수 있는 시점은 빨라도 2025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은 “(BTS의) 2025년 복귀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하이브와 BTS가 합의했다”고 밝혔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