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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성 커리어케어 인재평가센터장이 2일 서울 커리어케어 본사에서 '일머리'가 뛰어난 인재를 뽑기 위한 채용방식 관련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
‘직무능력’이 채용시장의 화두로 떠올랐다.
정부 주도로 여러 공기업과 공공기관에서 NCS(국가직무능력표준) 기반 채용을 도입했고 대기업들도 지원자의 스펙초월 채용 등과 같은 이름의 새로운 채용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이른바 ‘공부머리’가 아닌 ‘일머리’가 뛰어난 인재를 찾고 있는 것이다.
한국 최대 헤드헌팅회사 커리어케어의 김용성 인재평가센터장은 2일 “면접의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어 구직자들이 관심을 쏟고 있는 스펙은 이제 다음 전형에 올릴 대상자를 선별하는 정도로만 활용된다”며 “조직의 가치체계와 직무역량이 무엇인지 명확히 숙지해 인재관리의 중심축인 역량체계를 수립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 센터장은 앞서 기고한 칼럼 '인재 채용 기준, 조직적합성인가 직무적합성인가'를 통해 최근의 채용 트랜드를 소개하고 조직적합성에 초점을 맞춘 채용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 채용전문가의 관점에서 봤을 때 ‘일머리’란 어떤 의미인가?
"서로 다른 사람에게 같은 시간을 주고 동일한 일을 맡겨도 그 결과물은 다르게 마련이다. 배운지 얼마 안된 일임에도 어떤 사람들은 기존 숙련자 못지않게 일을 해내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미숙한 결과를 보여준다.
이 두 사람의 차이는 일의 내용이나 방법, 절차 등을 파악하는 능력에 있으며, 이를 일머리라고 표현한다."
- 일머리와 공부머리가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다.
"인간이 지닌 모든 능력은 공통적으로 인지적 능력, 즉 두뇌 활용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일의 내용과 방법, 절차를 파악하는 능력이 일머리라면 공부머리는 지식의 습득과 저장, 또 습득한 정보를 가공하고 변형하는 사고과정, 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뜻한다.
인지 능력의 심도 측면에서는 공부머리가 일머리보다 더 깊이 있다고 얘기할 수 있다."
- 그렇다면 공부머리가 좋은 인재가 일머리 역시 좋다고 볼 수 있지 않나
"직무수행능력 역시 인지능력을 기반으로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공부머리와 일머리 역시 중첩된 영역이 일정부분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공부머리가 좋은 사람이 일머리도 좋을 것이라는 생각은 이 중첩영역이 100%라는 것을 가정하는 것이므로 명백한 편견이다. 한때 채용현장에서 당연시 여겨졌던, 그리고 현재도 일부 남아있는 Best People 선호현상은 이런 가정하에 성립된 것이다."
- 일머리가 좋은 직원에 대해 좀 더 알기 쉽게 설명 부탁한다.
"같은 해 입사한 동기라 할지라도 넉넉잡고 1년이면 업무 능력에 차이를 보이기 시작한다.
업무 능력이 뛰어난 이들은 먼저 일의 전체를 조망한 후 부분을 파악하고, 전략적인 관점으로 접근하며, 문제에 직면했을 때 탐구적인 자세로 해결을 위해 노력한다.
또 한가지 특징은 사회성이 발달했다는 점이다. 이들은 자연스럽게 타인과 관계를 형성해 정보수집을 용이하게 할뿐만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지원채널을 가지고 있다."
- 일머리가 좋은 직원이 공부머리가 뛰어난 직원보다 더 성과를 잘 낸다는 의미인가?
"그렇지 않다. 두 유형은 서로 다른 장점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이다.
각 직무마다 요구하는 역량이 다르기 때문에 기업은 사전에 이러한 특성을 파악해 직무수행에 필요한 사항들을 규정하고 구성원들과 공유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영업직무에 공부머리가 뛰어난 사람을, 연구직무에 일머리가 뛰어난 사람을 배치해서는 기업이 원하는 성과를 얻기 어려울 것이다. 직무에 맞는 적합한 인재채용이 중요한 이유다."
- 직무능력이 뛰어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채용 방식에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다. 국내 기업에서 직무능력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인가?
" ‘일머리’라는 단어가 오래 전부터 존재했던 것처럼 옛날부터 일 잘하는 사람에 대한 개념은 존재해왔다. 기업에서 통용되는 일머리는 직무역량이라는 개념과 유사하며 이는 직무수행을 위해 요구되는 역량요소들을 의미한다.
가장 대표적인 분류방식은 'KSA'로 해당 직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지식(Knowledge), 기술(Skill). 태도(Attitude)를 정리한 것이다. 그러나 KSA의 구조가 지나치게 복잡하고 방대해 실제 채용에 적용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 중 해당 직무의 성과와 직접 관련되는 요소를 선별해 체계화한 것이 역량체계다.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 중반부터 이러한 역량체계를 구축해 조직관리의 중심축으로 사용하고 있다."
- 일머리가 좋은 사람들은 대개 어떤 역량을 보유하고 있나?
"통합적 사고, 전략적 사고, 성실성, 대인관계-네트워크 관리 등이다."
- 일머리는 타고 나는 것인가 교육, 훈련으로 키울 수는 없나?
"개인의 성향이나 특질 면에서 일정부분 타고 나는 것도 있다. 하지만 앞서 얘기한 통합적∙전략적 사고, 성실성 등 역량개념으로 보면 충분히 교육과 훈련을 통해 개발 가능한 부분이다.
역량은 추상적인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행동에서 드러나는 내적 특성을 의미하며 관찰 및 학습, 평가가 가능하다."
- 기업들이 직무능력과 일머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면서 채용방식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면접의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다. 많은 구직자들이 관심을 쏟고 있는 스펙은 이제 다음 전형에 올릴 대상자를 선별하는 정도로만 활용되며, 채용의 마지막 관문은 면접을 통해 이루어진다.
물론 과거에도 면접은 반드시 치러지는 마지막 채용절차였다. 그렇지만 당시 면접은 요식적인 의례의 성격이 강했다.
최근에는 이전 단계에서 확인하지 못했던 지원자의 숨겨진 역량요소를 파악하기 위한 검증의 절차로 활용된다. 보다 정교해지고 평가 방식 또한 다양해 지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면접관의 자질향상에 많은 기업이 노력을 쏟고 있다."
- 마지막으로 인사담당자들이 유념해야 할 사항에 대해 조언 부탁한다.
"앞서 얘기한 바와 같이 역량체계는 인재관리의 중심축이다. 따라서 조직의 가치체계와 직무역량이 무엇인지 명확히 숙지하고 역량체계를 수립해 나가야 한다.
또 유사한 직무라도 시대적 흐름이나 기술의 발전속도에 따라 구성하는 역량요소들이 달라질 수 있다. 기술과 환경의 변화에 민감한 직무의 경우 더 유의해서 요구 역량을 파악해야 한다.
상위직급으로 올라갈수록 일머리와 공부머리를 함께 갖추고 있는 인재들이 더 큰 성과를 낸다. 이를 유념해 계층별 교육을 꾸려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신동훈 기자]
김용성은 인재 검사 및 평가도구 개발분야의 전문가로 현재 커리어케어 인재평가센터장/상무로 재직하고 있다. LH공사 사내 컨설턴트로 근무하면서 조직 및 HR분야 전반에 관한 연구들을 수행했고 컨설팅 업계로 자리를 옮겨 공∙사기업 조직진단, 직무분석, 역량체계 수립, 평가체계 설계 등 다수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현재 정부 및 공공기관 역량평가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