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글로벌 수소 1위 기업 달성을 목표로 제시한 뒤 이와 관련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
[비즈니스포스트]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한국 방문을 맞아 SK그룹과 캐나다 기업 사이에서 대규모 수소 관련 협약이 추진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목표로 내세운 글로벌 1위 수소기업 달성을 위한 비전이 구체화되며 실제 사업적 행보로 이어지고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17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프랑수아-필립 샴페인 캐나다 산업부 장관은 이번 방한 일정에서 캐나다 기업이 SK그룹에 수소를 공급하는 협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협약이 세계 최대의 수소자원 공급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며 강력한 확신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트뤼도 총리가 캐나다를 수소자원 수출 1위 국가로 자리잡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는 지난해 독일 기업과 캐나다 사이 그린수소 공급 계약 체결도 주도했다.
트뤼도 총리는 18일까지 진행되는 방한 일정에서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 주요 대기업 경영진을 만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후 일본으로 출국해 G7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SK그룹과 캐나다 기업 사이 수소 공급 협약도 하루 이틀 내 발표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수소자원 수출 1위 국가로 도약하겠다는 캐나다의 목표는 글로벌 수소 1위 기업을 꿈꾸는
최태원 회장의 비전과 맞닿아 있다.
최 회장은 2021년에 그룹 차원의 수소사업 추진 전략을 발표하며 2025년까지 약 18조5천억 원을 투자해 전 세계 수소 1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수소를 직접 생산하는 것은 물론 유통과 공급에 이르는 수소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해 통합하는 한국 내 핵심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당시 최 회장은 “수소산업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한국의 미래 일자리 창출, SK그룹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이끌 사업”이라며 수소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SK그룹 차원에서 추진되는 수소사업은 핵심 계열사인 SKE&S를 중심에 두고 있다. SKE&S는 우선 올해 말까지 연 3만 톤 규모의 수소 액화플랜트를 완공하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SK그룹은 2025년 수소기업 1위 달성을 위해 다양한 글로벌 기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번에 캐나다 기업과 체결되는 협약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최태원 회장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면서도 수소산업을 포함한 ‘그린 비즈니스’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앞세웠다.
이 과정에서 미국 수소에너지기업 플러그파워와 한국에 약 1조 원 규모의 합작 수소연료전지 공장을 설립하겠다는 발표도 나왔다.
SK그룹에 따르면 캐나다 기업과 SK그룹 측의 수소 관련 협약은 건설계열사인 SK에코플랜트와 관련해 추진된다.
SK에코플랜트는 최근 수소에너지와 같은 신사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그린수소를 비롯한 수소 생산설비 구축 등에 뛰어들고 있다.
여러 계열사가 공동으로 협력해 수소 관련 밸류체인을 구축하도록 하겠다는 최 회장의 계획도 점차 완성되어가고 있는 셈이다.
이외에도 SK이노베이션과 SK가스 등 계열사도 수소를 직접 생산하거나 수소충전소 구축 등 사업에 뛰어들며 중장기 목표 달성에 기여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사회적 가치 창출을 SK그룹의 핵심 경영가치로 제시한 뒤 친환경 분야에 투자를 늘리고 계열사들도 이를 중심으로 사업 목표를 설정해 실행하도록 했다.
SK그룹은 매년 주요 계열사와 그룹 차원에서 창출한 친환경 기여도 등 사회적 가치를 금전적으로 측정해 외부에 공개하며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글로벌 수소산업에서 SK그룹의 존재감이 커진다면 자연히 사회적 가치 창출에도 큰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는 샴페인 장관이 SK그룹과 캐나다 기업 사이 수소자원 분야 협력을 강조한 데는 LG에너지솔루션의 캐나다 전기차 배터리공장 관련 논란을 의식한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은 최근 캐나다 정부의 보조금 지급 축소 가능성을 우려해 현지에 건설하고 있는 합작 배터리공장 건설 작업을 중단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