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경제가 고점을 통과했지만 4월 소매판매가 호조를 보이는 등 하강속도는 느려진 것으로 분석됐다.
정여경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7일 “미국 4월 소매판매는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3개월 만에 증가 전환에 성공했다”며 “미국 경제가 고점을 지나 하강하고 있지만 그 속도는 더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미국 경제가 고점을 통과했지만 4월 소매판매가 호조를 보이는 등 하강속도는 느려진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정부는 현지시각으로 16일 4월 소매판매가 6861억 달러로 3월보다 0.4% 늘었다고 발표했다. 2022년 4월보다는 1.6% 증가했다.
시장예상은 하회했지만 2월과 3월에 기록한 역성장에서는 벗어나며 3개월 만에 올랐다.
정 연구원은 “석유와 자동차/부품을 제외한 소매판매는 3월보다 0.6% 늘었다”며 “가구와 의료 소비 감소폭이 줄어든데다 건강/개인관리와 건자재/조경, 온라인쇼핑 소비가 증가하며 소매판매 상승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일단락되면서 외출소비가 늘며 전체 소비 상승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하강에도 소비재와 서비스 등의 외출소비는 여전히 남아있다”며 “한국과 미국 유로존에서는 공급망 병목현상이 완화되면서 자동차/오토바이 판매량이 늘고 있고 특히 미국과 한국에서는 외식서비스가 전체 소비 지수를 이끌만큼 견조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세계 소비 흐름을 보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실내 내구재 교체 수요가 급증했다 서서히 하강하고 있다.
정 연구원은 “팬데믹 초기에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콕’생활을 하면서 내구제 교체 수요가 급증했는데 일례로 가전/가구 소비흐름은 2021년 1분기에 고점을 통과하며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고 바라봤다.
이에 미국 경제가 하강 국면에서도 느리게 움직일 것으로 전망됐다.
정 연구원은 “2007년 10월 미국 실질 소매판매 고점 이후 저점까지 내려가는데 22개월이 걸렸지만 이번 소비 사이클은 과거보다 길어진 것으로 판단된다”며 “미국 경제가 고점을 통과해 하강하고 있지만 그 속도가 더딘 것으로 보여 2분기에도 소비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