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으로부터 1년의 반도체장비 수출규제 유예기간을 추가로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3일 “미국 정부는 한국의 주요 반도체기업들이 미국의 반도체장비를 중국에 반입하는 것을 허용하겠다는 신호를 보냈다”며 “한미 관계를 잘 아는 외교 소식통 4명은 한국 기업들이 적어도 1년 더 반도체장비 수출규제 유예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반도체장비 중국 반입 허용 1년 더 연장 받을 듯

▲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3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년의 반도체장비 수출규제 유예기간을 추가로 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2022년 10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에 첨단 장비를 들일 때마다 심사를 받도록 하는 조치를 발표했는데 이를 놓고 1년 동안 유예기간을 주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낸드플래시의 40%를 중국 시안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중국에서 우시 D램 공장, 인텔로부터 인수한 다롄 낸드 공장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10월 미국의 반도체장비 수출 통제 유예기간이 만료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8나노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를 생산할 수 있는 장비를 중국 공장에 반입할 때마다 미국의 심사를 받아야 했다.

이 때문에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의 최우선 과제 가운데 하나로 ‘반도체장비 유예기간 연장’이 꼽히기도 했다.

다만 미국 정부가 미국산 반도체장비를 중국에 계속 수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어떤 매커니즘을 사용할지는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

게다가 유예기간이 연장된다고 해도 한국 반도체기업들은 중국 공장에 최첨단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수입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반도체장비 수출규제 유예 조치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중국 경쟁사들보다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YMTC와 같은 중국 메모리반도체 기업은 미국산 반도체장비를 구입하지 못하면서 첨단공정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정부는 중국 내 반도체 장비업체들에 막대한 지원금을 제공해 자체 기술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향후 몇년 동안은 미국과 기술격차를 좁히기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를 확보하려는 중국의 움직임을 늦추기 위해 미국 주도의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한국, 일본, 네덜란드와 같은 동맹국을 끌어들이면서도 경제적 이익을 해치지 않는 방안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