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독일 반도체공장에 100억 유로 투자, NXP 보쉬 인피니언과 손잡아

▲ 대만 TSMC가 자동차 반도체 전문기업들과 손잡고 독일에 대규모 반도체공장 투자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TSMC 반도체 생산공장.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가 독일에 반도체 파운드리공장을 신설하며 NXP와 보쉬, 인피니언 등 자동차용 반도체 전문기업과 함께 100억 유로(약 14조8천억 원)를 투자한다.

유럽연합(EU)의 반도체 지원법 시행에 맞춰 대규모 보조금으로 수혜를 노리는 동시에 차량용 반도체 파운드리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4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TSMC는 현재 주요 협력사들과 독일 반도체공장 건설 계획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단계를 진행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전문기업인 NXP와 보쉬, 인피니언 등이 참여하는 합작법인을 통해 공장 설립과 운영이 모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TSMC는 2021년부터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에 파운드리공장 건설 가능성을 검토해 왔다.

당시 코로나19 사태를 지나며 유럽에서 반도체 공급부족 사태가 심각해져 특히 차량용 반도체를 중심으로 품귀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후 반도체 공급부족 사태가 빠르게 해소되며 TSMC의 투자 추진 여부도 불확실한 상태에 놓이게 됐다.

유럽은 미국 등 TSMC가 반도체공장을 신설하는 다른 지역과 비교해 고객사 기반이 탄탄하지 않은 만큼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할 수 있을지 불투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NXP와 보쉬, 인피니언 등 유럽 주요 차량용 반도체기업과 손을 잡는다면 이들을 통해 안정적으로 공급 기반을 마련하고 자신있게 투자에 나설 수 있다.

TSMC가 현재 모바일 반도체에 편중되어 있는 파운드리 사업 분야를 자동차용 반도체까지 빠르게 넓힐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또한 해당 반도체기업들이 투자 비용을 공동으로 지출하는 만큼 TSMC가 유럽에서 공장을 설립하고 가동하는 데 필요한 비용 부담을 덜게 됐다.

유럽연합에서 최근 반도체 지원법 시행이 확정된 점도 TSMC의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반도체 지원법에 대응해 추진된 유럽의 반도체 지원 법안은 유럽 내 국가에 반도체공장을 설립하는 기업이 모두 430억 유로(약 63조6천억 원)의 보조금과 추가 세제혜택을 받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아직까지 인텔 이외에 반도체 지원법으로 수혜를 볼 대형 반도체기업은 뚜렷하지 않았는데 TSMC가 상당한 규모의 보조금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NXP와 보쉬, 인피니언 등 차량용 반도체기업은 대부분 자체적으로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시스템반도체 생산 분야에서 훨씬 뛰어난 기술력과 노하우를 보유한 TSMC와 손을 잡는 일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인텔과 TSMC 등 파운드리 주요 경쟁사가 잇따라 유럽에 대규모 반도체공장 설립 계획을 구체화하며 삼성전자의 선택도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도 이들을 뒤따라 유럽 내 공장 투자에 나선다면 유럽연합의 지원을 받아 반도체 생산 확대에 비용 부담을 덜 수 있고 고객사 기반을 넓힐 기회도 얻을 수 있다.

다만 유럽에서 삼성전자가 충분한 반도체 위탁생산 물량을 수주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이는 쉽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관계자를 인용해 TSMC와 협력사들의 반도체공장 투자 방안이 아직 완전히 확정되지 않은 만큼 앞으로 계획이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