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대한항공이 본사 도끼 난동 사건으로 뒤숭숭한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진다.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과 국제선 재운항이라는 중요 사안을 앞두고 있는데 세간의 관심이 엉뚱한 곳에 집중되고 있어 속내가 복잡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실탄 발견에 도끼 난동, 현안 많은데 바람 잘 날 없어 '뒤숭숭'

▲ 대한항공은 최근 직원 난동사건, 기내 실탄 발견 등 어수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7일 대한항공 본사에서 벌어진 도끼난동 사건의 원인을 두고 새로운 제보가 나오면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날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해당 사건이 상사의 직장 내 괴롭힘에 따른 것이라는 제보가 올라왔다. 제보자는 “이해가 안가는 일들이 벌어지는 그 곳이다. 여기는 대한항공이다”고 덧붙였다. 일부 직원들의 자조 섞인 목소리도 심심찮게 보인다.

이에 대한항공 조직문화를 향한 우려섞인 시선이 늘고 있다.

이번 사건은 5일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대한항공 본사에서 한 직원이 도끼를 들고 다른 직원을 협박한 사건으로 당초 인사 조치에 따른 불만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현재 사건 발생 경위를 파악하는 중이다”고 말했다.

회사에서 도끼난동 사건이 벌어진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인데 직원 개인의 단순한 인사불만이든 직장내 괴롭힘이든 조직문화와 관련해 대외적으로 부정적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대한항공은 여객기에서 실탄이 발견돼 조직관리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받기도 했다.     

지난달 10일 인천공항을 출발하는 대한항공의 여객기에서 권총 실탄 1발이 발견됐다. 승무원은 이를 쓰레기로 착각한 뒤 방치했는데 곧 실탄 1발이 추가로 발견된 뒤에서야 기장에게 보고했다.

승무원이 첫 번째 실탄 발견 당시 문제를 인지하고 매뉴얼대로 행동하지 않으면서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말도 나온다. 

앞서 조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고객에게 안전한 항공사라는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만 신뢰가 무너지는 건 한 순간이며 회복하기도 정말 어렵다”며 강조한 적이 있다.

조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과 국제선 재운항 등의 중요사안을 앞두고 있다. 신뢰에 어느 때보다 신경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엉뚱한 일로 대한항공이 주목받는 일은 불편할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 실탄 발견에 도끼 난동, 현안 많은데 바람 잘 날 없어 '뒤숭숭'

▲ 올해 신년사에서 직원들을 '최고의 전문가'로 격려했던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회장의 속내가 복잡할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젊고 혁신적인 조직문화 형성을 위해 항상 소통을 강조하고 실천에 옮겨왔다. 향후 아시아나항공과 조직통합을 염두에 두고 경력직 승무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한항공 조직문화 관련 설문조사가 대표적 사례다.

조 회장은 2017년 대한항공 대표이사 취임 당시 “대한항공 대표 사원이라는 자세로 솔선수범하겠다”며 “이를 위해 직원들과 소통을 많이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후 현장 방문과 사내 인트라넷 메일 등을 통한 적극적인 소통행보에 나서면서 2017년 노사갈등 봉합에도 성과를 냈다.

조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우리는 안전하고 감동적인 여행을 고객에게 선사하기 위해 하늘길에 비행기를 띄우는 대한민국 최고의 전문가들이다”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다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서 대한항공 내부 조직문화의 문제를 지적하는 직원들을 찾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이들은 주로 보수적인 기업문화와 성과급 배분을 문제로 삼고 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