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판매량 13% 확대.' 장재훈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내건 목표에 대해 시장에서는 과도한 목표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1분기 성적표만으로 보면 목표 달성이 가능해 보인다. 현대차는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와 달리 올해 연간 판매 목표 달성을 향해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비수기' 1분기 판매 호조, 장재훈 '목표 과도' 평가 반쯤 지웠다

▲ 올해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세운 연간 판매 목표 달성에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 국내에서 신차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고 해외 주요 시장에서는 대기물량을 해소하면서 기분 좋게 출발했다. 장 사장은 올해 주요 시장에서 신차 출시를 이어가면서 판매량 목표 달성을 향해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4일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 들어 3월까지 자동차 판매량은 102만316대로 2022년 1분기보다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가 통상 자동차 판매 비수기임에도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장재훈사장은 지난 1월 현대차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국내외에서 모두 781만 대 자동차를 팔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2022년 판매량보다 13.4% 높은 수준이다.

이를 놓고 글로벌 경기 침체 상황에서 매우 공격적인 판매 목표를 내놓은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이번 1분기 판매 호조는 이런 시장의 우려를 일부 불식시킨 셈이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1분기 판매 성과를 놓고 “현대차에서 연초 발표한 판매 목표가 다소 공격적이며 달성할 가능성이 낮을 수 있다는 우려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시장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바라봤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 국내에서 19만1047대, 해외에서 82만9269대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1분기보다 국내 판매는 25.6%, 해외판매는 10.5% 증가했다.

국내에서는 신차가 판매량을 이끌고 있다. 1분기 현대차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는 그랜저다. 현대차 전체 내수 판매 가운데 15.6%를 차지한다. 2022년 1분기보다 7.1%포인트 확대됐다.

그랜저는 지난해 말 출시된 7세대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로 신차 효과를 톡톡히 거두고 있는 것이다.

이뿐 아니라 2월 출시된 코나도 1분기 현대차 내수 판매량의 4.6%를 차지하면서 판매 비중이 1년 전보다 3.2%포인트나 높아졌다.

해외에서는 주력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단단한 판매량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 미국 시장에서 19만8218대를 팔아 1년 전보다 판매량이 7.5% 늘었다. 같은 기간 시장점유율도 5.5%로 1년 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미국에서 인센티브(판매장려금) 비용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장 사장이 펼치는 수익성 중심의 경영도 순항하고 있다.

NH증권에 따르면 현대차의 3월 대당 평균 인센티브는 1083달러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대당 평균 인센트비 1529달러와 비교하면 약 400달러 낮은 수준이다.

조수홍 NH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인센티브가 상승 추세지만 완성차 메이커별 차별화가 진행 중"이라며 "현대차그룹은 미국 시장에서 낮은 수준의 인센티브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 연구원은 “특히 현대차그룹은 주요 완성차 메이커 가운데 미국에서 낮은 수준의 인센티브를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유일한 브랜드”라고 덧붙였다.

장 사장은 올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국내외에서 쏘나타와 아반떼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 등 신차 출시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주요 시장 미국에서는 법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리스차량 플릿 판매(대량 판매)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장 사장은 3월30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모빌리티쇼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속적으로 신차와 고객 경험 등을 강화하면서 계속 노력하고 있다”며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상업용 리스 판매 확대 등 기존에 준비하고 있는 부분에 최선을 다하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전기차 성장세가 가파른 중국 시장에서는 현지 맞춤형 전기차와 아이오닉5를 출시하면서 판매량 회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장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올해가 중국 사업을 정상화하는데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