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올해 말까지는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31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열린 한국주택협회 정기총회에 참석해 "집값이 최소 올해 연말까지는 하향 안정화할 것으로 신중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원희룡 “집값 하향 안정화”, 주택협회 정기총회 장관 참석 12년 만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3월31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열린 한국주택협회 정기총회에 참석해 강연했다. <연합뉴스>


주택협회 정기총회에 국토부 장관이 참석한 것은 2011년 정종환 장관 이후 12년 만이다.

이날 원 장관은 “현재 급등했던 집값이 떨어지고 있다”며 “미국 금리 상황 등 당분간 하방 압력 요인이 작동할 것인데 최소 올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원 장관은 지난 수년 동안 소득대비 주택가격 배율(PIR)이 비정상적이었다고 지적했다.

소득대비 주택가격 배율은 주택가격에서 연 가구 소득을 나눈 값으로 주택가격이 한 가구의 연간 소득보다 얼마나 비싼지를 나타낸다. 

2021년 서울의 소득대비 주택가격 배율은 18배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16.9배였다. 약 17년 동안 소득을 하나도 쓰지 않고 전부 모아야 서울에 집 한 칸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원 장관은 “나머지 소득으로는 제대로 된 생활을 할 수 없어 애를 포기하고, 결혼을 포기하고, 연애를 포기하게 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실수요자를 위해 규제와 세금 부담을 줄이면서도 거래가 꾸준히 회복될 수 있게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원 장관은 투기세력과는 함께 할 수 없다는 기조도 재차 확인했다.

원 장관은 또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등에 이어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등 해외 건설공사 수주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원 장관이 우크라이나 건설 수주 구상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 장관은 “대통령이 4월 미국을 다녀오면 우크라이나 지원·복구 관련해 할 일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우크라이나와 폴란드를 묶어 인프라부터 주택까지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하기에 분석과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돈과 인력 문제가 있으나 우리가 혼자 다 한다는 생각보다는 다른 나라들과 손을 잡고 국제 원팀으로 수주에 나서는 시도를 해볼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원 장관은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주택업계의 협조도 요청했다.

그는 “인구가 바닥을 치게 되면 앞으로는 주택과 학원, 학교 등의 수요와 도시 공간 등이 전혀 달라질 것"이라며 ”국토부는 판을 뒤엎는 정책을 고민할 테니 주택업계는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대한 비즈니스모델 등 아이디어를 제안해달라"고 당부했다.

건설현장 정상화 의지도 거듭 강조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 한국주택협회 소속 대형 건설사 등 회원사 대표들이 모인 만큼 불법하도급 문제 근절을 위한 원청의 노력을 강력하게 주문했다.

원 장관은 "건설현장 전자출입카드제, 대금 직접지급제도 등을 쓰면 가짜 근로자·전임자 문제도 없어지고 임금체불도 막을 수 있다"며 "원청부터 현장소장, 감리가 감독 책임을 지도록 하면 이런 문제가 없어지는 데 몇 달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