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기아 도난사고에 NYPD도 나섰다, 미국 전체로 확산세 뚜렷해져

▲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이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는 현대자동차와 기아 차량 도난사고에 우려를 나타내며 적극적 대응을 촉구했다. 

[비즈니스포스트] ‘틱톡’ 등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현대자동차와 기아 차량을 손쉽게 탈취하는 방법이 널리 퍼지면서 미국 전역으로 도난사고가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과 뉴욕 경찰(NYPD)은 현대차와 기아 차량 도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소비자들도 적극적으로 예방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포스트 등 현지언론 보도에 따르면 뉴욕시는 현지시각으로 30일 현대차와 기아 차량 소유자가 차량 도난사고 발생 가능성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뉴욕시는 NYPD와 공동으로 공식 성명을 내고 “뉴욕시뿐 아니라 미국 전역에서 차량 탈취가 유행으로 퍼지고 있는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애덤스 시장은 이날 연설을 진행하며 “현대차와 기아의 차량 도난사고는 자동차를 넘어 청소년의 미래를 빼앗는 일”이라며 “중범죄를 저지르도록 유도해 일생에 걸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이 온라인 동영상으로 손쉬운 차량 탈취 방법을 습득하고 호기심으로 행동에 나서는 사례가 많아 사회 전반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도난 차량이 범죄에 사용되는 2차 사고가 발생하는 사례도 파악되고 있는 만큼 현대차와 기아 소유자들이 적극적으로 도난 방지 조치를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와 기아 차량을 특별한 장비 없이도 탈취해 시동을 걸고 운행할 수 있는 보안 결함은 틱톡 등 플랫폼에서 ‘기아 챌린지’라는 이름으로 미국 전체에 확산되고 있다.

2011년부터 2021년 사이 미국에서 판매된 현대차와 기아 대부분의 모델이 같은 결함을 안고 있어 상당한 수준의 피해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NYPD는 작년 9월까지만 해도 현대차와 기아 자동차 도난 신고 건수가 21건에 그쳤으나 12월 기준 203대까지 늘었다고 밝혔다. 올해는 모두 109건의 사례가 보고됐다.

미국의 여러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경찰은 이미 현대차와 기아 차량 소유주를 향해 도난사고에 유의하라는 권고를 내놓았다. 일부 지자체는 현대차와 기아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보험사들이 현대차와 기아의 일부 차량은 보험 가입을 거부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차량 도난사고와 관련한 논란이 확산될 때도 “모든 차량은 항상 도난사고 대상이 될 위험 아래 놓여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며 소극적 태도를 유지해 왔다.

올해 2월에서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차량 열쇠가 있어야만 시동을 걸 수 있도록 하는 조치를 내놓았지만 보안 결함이 있는 모든 모델을 대상으로 포함하지는 않는다.

뉴욕시와 같은 대도시에서 공식적으로 대응에 나서고 뉴욕시장까지 해당 문제를 언급한 점은 현대차와 기아의 도난사고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애덤스 시장은 “차량 제조사들이 도난 방지 대책을 내놓는 데 이어 일반 시민들의 역할도 중요하다”며 “이러한 ‘챌린지’에 참여하는 일을 막을 수 있도록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 일부 지역에서만 제한적으로 발생하던 유행성 범죄가 소셜미디어를 타고 미국 전역으로 확산될 수 있게 됐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냈다.

뉴욕 경찰은 현대차와 기아 차량 도난을 예방할 수 있도록 더욱 적극적인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사태가 더 심각해지지 않도록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유튜브와 틱톡 등 동영상 플랫폼업체도 차량 탈취 방법을 소개하는 영상을 삭제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대도시 30곳에서 발생한 차량 도난 건수는 3만7560대로 2021년과 비교해 약 2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미네소타주 미네아폴리스에서는 지난해만 5건의 살인과 13건의 총기사고, 265건의 교통사고가 현대차와 기아 차량 도난과 관련되어 있다는 집계도 나왔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