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이 올레드(OLED) 패널사업에서 중소형에 이어 대형으로 사업 영역을 본격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최 사장의 중소형 올레드 집중 전략은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TV 시장이 점차 회복되고 고객사들의 패널 수요가 늘어날 조짐이 있는 만큼 퀀텀닷(QD)올레드를 중심으로 대형 패널로 영토를 확장하려는 최 사장의 타이밍 전략이 순풍을 탈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대형 올레드패널로 영토 확장, 최주선 TV시장 훈풍 기대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이 올레드(OLED) 패널사업에서 중소형에 이어 대형으로 사업 영역을 본격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올레드TV 시장 진출을 본격화함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도 대형 올레드 패널로 사업을 확장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이달 국내에 올레드 TV를 출시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3월 북미와 유럽에서도 올레드 TV를 선보인 바 있다. 삼성전자는 2013년 올레드 TV를 출시했다가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 문제로 바로 사업을 접었는데 10년 만에 안방 시장에 다시 돌아온 셈이다.

올레드 생산 기술의 진보는 삼성전자가 올레드 TV에 다시 발을 들인 중요한 배경으로 꼽힌다. 애초 문제가 됐던 수율을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졌고 올레드 특유의 문제로 지목됐던 번인(화면에 잔상이 남는 현상)도 상당 부분 극복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21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올레드에서 가장 크게 우려했던 것이 번인 문제였지만 지금 어느 정도 개선됐고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데 무리가 없어서 QD(퀀텀닷)올레드 라인업을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최 사장은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형 올레드 패널 생산능력 확대에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디스플레이업황을 고려했을 때 시기적으로도 QD디스플레이를 앞세워 대형 패널로 영토 확장을 꾀하기 좋은 시점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부진했던 대형 패널 시장이 올해는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22년 대형 패널 출하량은 전년과 비교해 1대당 기준으로는 8.2%, 면적 기준으로는 3.1% 줄어들었다. 반면 올해 대형 패널 출하량은 1대당 기준으로도, 면적 기준으로도 모두 늘어날 것으로 전망이 우세하다.

TV 면적의 대형화 추세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옴디아는 “지난해 65인치 이상 TV 패널 출하량은 글로벌 경기 침체 탓에 전년 대비 5% 감소했지만 올해는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17%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옴디아는 패널 고객사들이 재고를 보충하기 시작하면서 올해 하반기부터 수급 상황도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퀀텀닷 디스플레이 기술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DSCC에 따르면 QD올레드와 QDLCD를 포함한 QD디스플레이의 총 패널 면적이 2024년 전년 대비 15% 가까이 확대되는 등 꾸준한 성장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QD올레드의 상용화 기대감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DSCC는 "QD올레드TV와 모니터는 지난해부터 보급되기 시작했고 화질이 우수하다"며 "기존 올레드TV와 차별되는 점은 고휘도에서 색상이 뭉개지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켄 박 옴디아 이사는 “기존 QD올레드TV 생산자인 삼성전자와 소니와 더불어 TCL, 샤프, 필립스가 2024년에 QD올레드TV를 출시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런 시장조사업체들의 예상처럼 대형 패널 쪽 업황이 점차 개선된다면 삼성디스플레이로서는 올해 대형 패널 사업을 보다 안정적으로 넓힐 기회를 맞을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퀀텀닷올레드 디스플레이 양산은 2019년부터 추진돼 2025년까지 13조 원을 투자하는 장기계획에 따라 진행된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의 지난해 대형 올레드 패널 생산능력은 연간 130만 대 수준인데 올해는 최대 200만 대 수준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과거 대형 패널 투자를 보류했던 최주선 사장의 타이밍 전략이 더 빛을 볼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출신인 최주선 사장은 2020년 삼성디스플레이로 옮기면서 바로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과 QD사업화팀장을 맡았다. 그만큼 대형 패널과 QD 사업은 최 사장이 애정을 많이 쏟은 분야다. 

그럼에도 최 사장은 TV 시장의 불확실성 등을 고려해 대형 패널 쪽 투자에 서두르기 보다 IT제품 전방 수요가 탄탄한 중소형 올레드 패널에 먼저 힘을 쏟았다. 

그 결과 삼성디스플레이는 2022년 6조 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내며 디스플레이 업황 침체의 파고를 피해갔다.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 2조 원 넘는 영업손실을 낸 것과는 대조된다. 

최주선 사장이 올해 기술적 차별성을 더 극대화한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대형 QD올레드 패널 쪽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 사장은 올해 초 ‘2023 시무식’을 통해 “2023년 대변환을 목표로 사업체질을 혁신하고 미래를 위한 투자를 가속화한다면 기회의 시기에 더 큰 성공을 거둘 것”이라며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팀워크로 삼성디스플레이를 ‘강자’의 회사로 거듭나게 하자”고 말했다.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