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야심작 서울링 벌써 첩첩산중, 표절·주민 반발에 건설사도 난색

오세훈 시장의 야심작인 서울링사업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은 서울링 대관람차 조감도. <서울시>

[비즈니스포스트] 오세훈 시장의 야심작인 서울링 사업이 시작도 하기 전부터 여러 난관을 마주하고 있다.

오 시장은 대관람차 서울링을 하늘공원에 지어 서울시 랜드마크로 삼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으나 건설업계에서는 설계와 사업성에 의심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여기에 표절 논란과 지역 주민 반발까지 겹치면서 사업 추진이 순탄치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사업비 4천억 원 규모의 서울링 조성사업을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에 따라 추진하기로 하고 6월까지 민간제안을 받는다.

오 시장은 9일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를 발표했는데 핵심 사업 가운데 하나가 서울링이다. 서울시가 구상한 서울링 높이는 180m로 아인 두바이 대관람차(257m)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다. 

서울링은 오 시장이 2022년 8월 발표한 서울아이를 구체화한 것이다. 당시 오 시장은 해외 관광객 3천만 시대를 열겠다며 세대 최대 규모의 대관람차 서울아이, 수상예술무대를 조성해 한강을 석양명소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서울시는 서울링에 대한 민간사업자의 제안이 들어오면 2024년 1월 한국개발연구원 공공투자관리센터(KDI PIMAC)의 적격성 조사와 6월 기획재정부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를 거쳐 9월 제3자 제안공고를 낸다는 방침을 세웠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2025년 착공에 들어가 2027년 12월에 완공할 수 있다.

서울시는 하늘공원이 위치한 난지도의 역사적 의미를 경험하게 하고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한다는 방침도 내놨다. 난지도 지하의 매립쓰레기를 활용해 서울의 과거를 되새기고 지상 대관람차를 통해 서울의 미래를 보여주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정작 지역 주민들은 서울링 사업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가 마포구에 쓰레기 소각장을 짓는 대신 대관람차를 지어 달래겠다는 의도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마포 지역위원회 시·구의원과 주민들은 지난 10일 성명서를 내고 소각장 추가 건립 계획의 전면 백지화를 촉구하며 서울링을 향한 비판을 내놨다.

이들은 "서울링은 지역주민과 천만 서울시민의 관심을 돌리려는 또 다른 기만책에 불과하다"며 "임기 내 완료가 불투명한 서울링을 다시금 재탕하는 것은 마포구 광역쓰레기소각장 추가 건립 리스크를 덮으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2022년 8월31일 신규 소각장 최적 입지 후보지로 마포구를 선정했다. 서울시는 덴마크 코펜하겐 도심에 위치한 쓰레기소각장 겸 열병합발전소 ‘아마게르바케’를 예로 들며 주민 설득에 나서고 있지만 답보를 거듭하고 있다. 

하늘공원이 쓰레기 매립장을 안정화, 공원화하며 지어진 만큼 높이 170미터에 무게 1600톤이 넘는 대규모 건축물을 지을 수 있느냐는 안정성 문제도 제기된다.

실제 서울시는 2002년 월드컵 대회를 겨냥해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앞 상암동 평화의공원에 대형구조물 '천년의 문'을 설치하려 했지만 지반침하, 침출수 등 안정성과 비용 문제로 사업이 백지화되기도 했다.

서울링이 천년의 문을 표절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새건축협의회는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2000년 문화관광부가 추진한 설계공모에 건축사사사무소 오퍼스가 당선돼 실시설계까지 끝낸 천년의 문과 서울링이 유사하다는 지적을 내놨다.

표절 논란이 일자 서울시는 적극 해명에 나섰다. 서울링은 대관람차, 원형 건축물과 상징물, 천년의 문 등의 다양한 사례를 참조한 예시를 형태로 제시한 것으로 실제 구현될 디자인은 확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건설업계도 서울링 사업 참여에 소극적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일반적 관람차는 부챗살이 있고 이에 맞춰 레일이 설계되는데 살이 없는 고리형 디자인은 설계 난도가 높다. 국내 건설사들은 고리형 대관람차에 관한 설계·시공 경험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세훈 야심작 서울링 벌써 첩첩산중, 표절·주민 반발에 건설사도 난색

▲ 현대건설이 지은 세계 최대 규모 관람차 아인 두바이(Ain Dubai, 왼쪽)과 DL건설이 추진하고 있는 영덕 해파랑공원에 들어설 영덕아이 조감도(오른쪽). 둥근 원 안에 서울링 조감도에는 없는 부챗살 모양의 구조물이 설치돼 있다. <아인 두바이, DL건설>

국내 건설사 가운데 대관람차 실적이 있거나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곳으로 현대건설과 DL건설 등이 있다. 다만 두 건설사의 완성된 대관람차나 조감도를 보면 모두 부채살 모양의 형태가 나타난다.

현대건설은 아랍에미리트(UAE)에 세계에서 가장 큰 관람차 아인두바이를 2013년 5월 착공해 2021년 8월 준공했다. DL건설은 케이블카·모노레일 등의 인프라사업 실적을 바탕으로 지난 2021년 4월 영덕해상케이블카와 손잡고 해상케이블카, 대관람차 조성 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서울링사업이 민자사업으로 추진되는 만큼 경제성 평가가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울시는 수익형 민자사업(BTO) 방식으로 서울링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소유권을 정부에 넘긴 뒤 민간사업자가 운영을 통해 수익을 가져가는 방식이다. 사업자가 직접 사용료를 받기 때문에 수익률도 높지만 위험부담도 크다.

서울시는 탑승인원은 시간당 1474명, 1일 최대 1만1792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서울링 대관람차로 한 해 약 350만 명 이상의 관광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요가 확실해 경제성 평가가 상대적으로 쉬운 교량이나 고속도로와 비교해 대관람차 사업은 불확실성이 크다. 그만큼 건설사들이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짊어져야 할 위험도 커지는 셈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서울시가 서울링이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한지 몇몇 대형건설사에게 자문을 구한 것으로 알고있다”면서 “다만 설계와 경제성 평가에 어려움이 있어 민자사업으로 나왔을 때 적극적으로 입찰에 나설 건설사가 있을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