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업계 맏형인 넥슨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오너리스크를 겪고 있다.
창업주인 김정주 넥슨(NXC) 회장이 이른바 ‘진경준 게이트’에 휩싸이면서 넥슨은 이미지 추락은 물론 사업추진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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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주 넥슨(NXC) 회장이 13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고 있다. |
15일 업계에 따르면 14일 밤 이금로 특임검사팀이 진경준 검사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긴급 체포하면서 김정주 회장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진 검사장이 김 회장으로부터 2005년 받은 넥슨 주식과 2008년 제공받은 제네시스 승용차를 뇌물이라고 규정하고 포괄적 뇌물수수 법리를 적용했다.
이는 구체적인 청탁 행위나 구체적인 사건에 관련한 내용이 없더라도 당사자의 지위나 그간의 관계, 금액 등을 고려해서 직무관련성이나 대가 관계가 있다고 보여지는 경우 그 모든 것을 포괄적 뇌물로 보는 것이다.
검찰은 김 회장으로부터 “진 검사장이 검사라는 점을 고려해 주식대금이나 차량을 줬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13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조사를 받고 검찰의 처분을 기다리고 있다. 김 회장에 대한 검찰의 사법처리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공소시효 만료로 인한 불기소로 가닥을 잡았다는 얘기도 나온다.
2005년 당시 뇌물죄의 공소시효는 5년이었고 2008년 당시에도 뇌물죄의 공소시효가 7년이기 때문이다. 김 회장의 뇌물공여는 공소시효가 10년인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김 회장은 뇌물 혐의 이외에도 부인과 함께 지분 100%를 소유한 와이즈키즈가 지난해 넥슨의 부동산 임대업 계열사인 엔엑스프로퍼티스를 헐값에 사들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회장은 이와 관련 시민단체인 투기자본감시센터로부터 배임과 횡령, 조세포탈 등으로 고발된 상태다. 검찰은 12일 김 회장의 자택과 제주도 NXC 사무실, 판교 넥스코리아 사옥 등을 압수 수색했다.
김 회장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넥슨의 경영활동 또한 움츠러들고 있다.
넥슨은 최근 신작게임 마케팅 행사를 자제하고 있다.
넥슨은 6월14일 온라인게임 ‘던전앤파이터’ 출시 11주년을 맞아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려고 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넥슨은 온라인 총싸움 게임(FPS)인 ‘서든어택2’ 출시 기자간담회도 열지 않았다.
넥슨은 설상가상으로 서든어택2 흥행에 참패하면서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넥슨이 개발기간 4년, 개발비 300억 원을 들여 출시한 서든어택2는 현재 PC방 점유율에서 10위권 밖으로 밀려나있다. 서든어택2는 여성캐릭터의 선정성 논란까지 겹치면서 넥슨의 이미지 또한 추락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넥슨이 국내 다른 재벌들의 경우와 유사하게 오너리스크를 겪고 있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