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율주행 등 전기차 기능이 고도화되면서 핵심 부품인 반도체 수급 안정성이 전기차 생산업체의 주가 흐름을 결정지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미국 네바다주 타호호수 근처에서 테슬라 차량으로 자율주행 모드를 시험하고 있는 모습. <위키미디아커먼즈> |
[비즈니스포스트] 전기차 핵심 부품 가운데 하나인 반도체 수급 안정성이 테슬라와 리비안 등 주요 전기차 생산업체의 주가 흐름을 결정지을 중요한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투자전문매체 모틀리풀은 현지시각으로 5일 테슬라와 리비안의 향후 주가가 반도체 수급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달성하느냐에 달린 것으로 분석했다.
모틀리풀에 따르면 2월 한달 동안 테슬라 주가는 약 18.8% 상승했다. 현지시각으로 1월31일 종가인 173.22달러에서 2월28일 종가 205.71달러까지 오른 것이다.
테슬라 주가 상승의 배경은 2022년 4분기 실적에 투자자들이 긍정적 평가를 내놓은 것과 조지 소로스 등 유명 투자자가 테슬라 주식을 매수한 일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모틀리풀은 테슬라가 앞으로 전기차 생산을 확충해 주가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서 안정적 반도체 수급이 필수적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현지시각으로 1일 미국 텍사스 기가팩토리에서 열린 ‘투자자의 날’ 행사를 통해 2030년까지 연간 전기차 생산능력을 8500만 대까지 늘릴 계획을 밝혔다.
모틀리풀은 테슬라 전기차에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훨씬 많은 양의 반도체가 장착되기 때문에 테슬라가 생산량을 늘리려면 충분한 반도체 수급 경로를 확보하는 일이 필수적이라고 바라봤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자동차에 투입된 평균 반도체 수는 1200개다. 테슬라와 같이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한 차량의 경우 반도체가 최소 2천여 개 쓰이는 걸로 추정된다.
따라서 모틀리풀은 테슬라가 반도체 생산업체와 긴밀히 협력해 반도체 수급을 원활히 할 수 있어야 생산 목표를 달성하고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테슬라의 후발주자로 꼽히는 전기차 리비안의 경우에도 반도체 공급망 확보가 주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리비안은 2022년 4분기에 예상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특히 연간 전기차 생산량이 2022년 자체 목표치였던 2만5천대에 미치지 못하는 2만4337대를 기록했다.
미국 일리노이주에 위치한 리비안의 공장은 연간 15만 대의 차량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틀리풀은 리비안이 충분한 생산 설비를 갖췄음에도 목표치에 미달한 생산량을 기록한 이유로 모틀리풀은 반도체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R. J. 스카린지 리비안 CEO는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모든 라인에서 여러 교대 근무조에 걸쳐 공장을 완전히 가동할 수 있는 부품을 확보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라고 말했다.
리비안 주가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부터 현재까지 주가 하락폭은 50%에 이른다.
다만 모틀리풀은 리비안의 현재 기업가치가 저평가돼 투자할 가치가 있다며 반도체 공급망 문제가 해결된다면 주가에 의미있는 진전을 보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테슬라와 리비안의 주가 흐름이 모두 결국에는 반도체의 안정적 수급 여부에 달려 있다는 의미다.
전기차 기능이 고도화될수록 차량 한 대에 들어가는 반도체 숫자는 늘어날 수밖에 없으므로 당분간 전기차 업체의 주가 행방은 반도체 수급 능력이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