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2023-02-23 11:4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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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인도네시아 현지 및 글로벌 환경단체들이 현대자동차의 저탄소 알루미늄 마케팅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23일 그린피스 인도네시아 등 인도네시아 현지 및 글로벌 환경단체 9곳(환경단체 연합)은 성명서를 통해 "현대차가 석탄발전소로 생산될 알루미늄을 '저탄소 알루미늄'으로 마케팅하는 것은 그린워싱"이라고 지적했다.
▲ 인도네시아 현지 및 글로벌 환경단체들이 현대자동차 저탄소 알루미늄 마케팅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13일 (왼쪽부터)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재훈 현대차 사장, 가리발디 또히르 아다로미네랄 프레지던트 커미셔너, 에드윈 수리야자야 아다로에너지 프레지던트 커미셔너가 업무협약을 맺고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현대차>
그린워싱은 실제로는 친환경적이지 않으나 마치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는 '위장환경주의'를 말한다.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아다로미네랄과 알루미늄 공급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당시 현대차에서 발행한 영문 보도자료는 국문본과 비교해 '저탄소 알루미늄을 통한 현대차의 탄소중립 달성'을 더욱 강조했다.
현대차는 영문 보도자료를 통해 "인도네시아의 알루미늄은 수력발전원을 이용해 생산되는 저탄소 알루미늄으로서 친환경"이라며 "현대차와 아다로미네랄의 협력은 현대차의 지속가능에너지로의 전환, 특히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현대차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단체 연합은 "현대차에서는 아다로미네랄로부터 공급받게 될 '저탄소' 알루미늄을 통해 생산망의 저탄소화에 나선다는 입장이지만 아다로미네랄에서는 '친환경'과는 거리가 먼 석탄발전소를 건설해 알루미늄을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다로미네랄이 지난 9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발행한 자료에 따르면 알루미늄 생산을 위한 제련소 건설 계획에는 최소 2.2GW(기가와트) 규모의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 계획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단체 연합은 현대차가 이를 저탄소 알루미늄으로 포장하는 것은 그린워싱이라고 비판했다.
환경단체 연합은 "알루미늄 제련소는 초기 단계에서 신규 석탄발전소로만 가동할 예정이며 석탄발전소 목표 완공 시점은 2025년"이라며 "추가적인 수력발전소 건설 계획은 2029년도 이후로 예정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다로미네랄과 현대차의 공급 관련 업무협약은 현대차에 2029년 이전에도 알루미늄을 우선 구매할 권리를 준 것으로 아다로미네랄에서 생산하게 될 알루미늄은 신규 석탄발전소를 건설해 생산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현대차의 저탄소 알루미늄 주장에 배치된다"고 했다.
환경단체 연합은 현대차를 향해 석탄으로 가동되는 알루미늄 제련소에 대해 일체의 지원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환경단체 연합은 "지난달 24일 현대차에 서한을 보내 그린워싱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으나 현대차는 한 달 동안 어떤 답변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 관계자는 "아다로미네랄과 수력 발전을 이용한 저탄소 알루미늄을 확보하기 위해 비구속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며 "MOU가 초기 단계인 만큼 두 회사는 지속적 논의를 통해 다음 단계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