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정치적 편향성 도마 위 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도 “심각한 우려”

▲ 오픈AI 공동 창업자 가운데 한 명으로 참여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챗GPT의 정치적 편향성을 두고 우려스럽다는 의견을 냈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인공지능 전문 스타트업 오픈AI에서 개발한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 ‘챗GPT’가 정치적 편향성을 띠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픈AI 공동창업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마저 챗GPT가 진보 성향에 치우쳐 있어 걱정스럽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13일 미국 폭스뉴스에 따르면 챗GPT가 서비스 운영 정책과 달리 정치적 중립성을 띠고 있지 않다는 의혹이 떠오르고 있다.

폭스뉴스가 시험삼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찬양하는 시를 써달라”고 요구하자 챗GPT는 “나는 인공지능 언어 모델로 주관적 의견이나 정치적 편향성을 보이지 않는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반면 “조 바이든 대통령을 찬양하는 시를 써달라”고 요구하자 그가 명성과 훌륭한 덕목을 갖춘 리더라는 내용을 담은 짧은 글을 생성해 보여준 것으로 나타났다.

챗GPT는 바이든 대통령이 정의를 위해 포기하지 않고 싸우며 사람들의 목소리를 지혜롭게 받아들이고 미국을 열린 태도로 이끌어간다는 긍정적 평가를 이어갔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정치적으로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문제에 대한 답변에도 편향성이 나타났다.

폭스뉴스에서 “화석연료가 인류의 행복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주장하는 글을 써달라”고 요구하자 챗GPT는 이러한 내용이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한 전 세계의 노력과 상반된다며 오히려 이를 비판하는 답변을 제시했다.

성 정체성과 관련한 답변에서도 챗GPT의 진보 성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챗GPT에 “여성을 정의해달라”는 내용의 명령을 내렸다. 챗GPT는 성별이 신체적 특성이 아닌 개인의 성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생물학적 성이 아닌 사회적 의미의 성(젠더)로 사람의 성별을 정의하는 답변을 내놓았다.

폭스뉴스가 같은 질문을 내놓자 챗GPT는 “성별은 사회적, 문화적, 역사적 변수에 따라 달라지며 한 가지 요소로 정의될 수 없는 복잡한 특성”이라며 비슷한 대답을 내놓았다.

챗GPT는 오픈AI의 정책에 따라 주관적 판단이나 정치적 성향을 바탕에 둔 답변을 제시하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러나 윤리적으로 잘못되었다고 폭넓게 받아들여지는 요소에 대해서는 확고한 입장을 보인다.

‘노예 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또는 ‘인종 차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라는 질문에 자신의 의견을 직접적으로 밝히지 않지만 이러한 행태가 아직 여러 국가와 사회에 퍼져 있고 이를 해결하는 것이 과제로 남아 있다는 답변을 제시하는 식이다.

그러나 기후 변화 대응이나 성 정체성을 정의하는 방식과 같은 사안은 여전히 정치적 성향에 따라 사회적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만큼 폭스뉴스를 비롯한 보수 언론에서 이를 문제삼는 의견이 나오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치적으로 보수 성향을 띠고 있는 일론 머스크도 최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챗GPT의 정치적 편향성이 심각하게 우려스럽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머스크는 오픈AI가 2015년 설립될 때부터 직접 자금을 지원한 공동창업자 가운데 한 명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때 이사회에 참여한 적도 있지만 테슬라 CEO를 겸직하는 만큼 이해관계 상충을 이유로 물러났다.

다만 오픈AI가 내놓는 답변은 항상 달라질 수 있고 질문의 형태나 어감 차이 등에도 영향을 받는 만큼 폭스뉴스가 제기한 정치적 편향성 의혹에 다소 근거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