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현지시각) 유엔환경계획(UNEP)은 ‘슈퍼버그에 대비하기(Bracing for Superbugs)’ 보고서를 통해 기후변화가 ‘슈퍼버그’를 더욱 강력하게 만들어 인류의 보건은 물론 경제적 측면에서도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
[비즈니스포스트] 기후변화가 ‘슈퍼버그’를 더욱 강력하게 만들어 인류의 보건은 물론 경제적 측면에서도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7일(현지시각) 유엔환경계획(UNEP)은 이같은 내용이 담긴 ‘슈퍼버그에 대비하기(Bracing for Superbugs)’ 보고서를 내놨다.
슈퍼버그(superbug)는 감염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하는 항생제 등 약물 한 가지 이상에 내성을 갖는 박테리아, 바이러스, 기생충, 곰팡이 등을 일컫는 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는 다양한 방법으로 균들의 항생제 내성(AMR, antimicrobial resistance)을 강하게 만든다.
특히 온도가 오르면 세균 증식 속도, 항생제 내성 유전자의 미생물 사이 확산 속도 증가 등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보고서의 저자 가운데 한 명인 데이비드 그레이엄 뉴캐슬대 교수는 “기후가 더욱 극단적으로 변한다면, 특히 따뜻해지는 방향으로 변화한다면 항생제에 대한 저항성이 강해지도록 균들의 진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변화가 유발하는 심각한 홍수, 인구 과밀, 위생 불량 등 결과 역시 슈퍼버그의 항생제 내성을 더욱 강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예일대 의과대학의 감염병 전문가인 스콧 로버츠는 “기후변화, 오염, 날씨 패턴의 변화, 더 많은 비, 도시 밀도의 증가 등은 모두 항생제 내성의 확산을 촉진한다”며 “우리가 과감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항생제 저항성의 확산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슈퍼버그의 확산은 인류가 가벼운 감염병도 치료하기 어렵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항생제 내성 문제와 관련해 세계적으로 2019년에는 500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나 별다른 조치가 없다면 2050년에는 1천만 명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2030년까지 최소 3조4천억 달러 규모의 세계 GDP 감소를 초래해 2400만 명의 사람들을 빈곤에 몰아넣을 것으로 추정됐다.
잉거 안데르센 유엔환경계획 집행이사는 “환경 악화를 부르는 요인들이 항생제 내성 문제도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며 “항균제 저항성 문제는 우리의 건강과 식량 체계를 파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