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박명재 SK하이닉스 D램 설계 부사장이 2023년의 반도체 업황 하락국면의 위기를 극복하고 2024년에는 용처럼 날아오를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박 부사장은 25일 SK하이닉스 뉴스룸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2023년을 업턴(상승국면)을 위해 도약하는 한 해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 최연소 부사장 박명재 "위기 극복하고 용처럼 날아오를 것"

▲ 박명재 SK하이닉스 부사장이 25일 인터뷰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도약할 것이라는 포부를 드러냈다.


그는 "위기는 체질을 바꿀 수 있는 하나의 기회다"며 "SK하이닉스는 도전 속에서 더 강해지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 부사장은 "선행 제품은 당장 성과를 낼 수 있는 부분이 제한적이지만 결국에는 미래의 성과가 될 수 있듯이 더 멀리 보고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 곧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박 부사장의 HBM(고대역 메모리) 개발 과정에서의 경험이 녹아든 것으로 풀이된다. 

고대역 메모리는 폭 넓은 용량, 저전압과 고대역폭의 성능을 가져 고성능 컴퓨팅에 특화된 프리미엄 D램을 의미한다.

박 부사장이 처음 고대역 메모리 개발에 뛰어 들었을 때 그 분야는 기술자들 사이에서 공공연히 오지로 불렸다. 완전히 새로운 기술 기반의 제품이기에 들이는 노력에 비해 얻을 수 있는 성과가 너무 적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부사장은 이러한 현실에 좌절하지 않았다.

내부적으로는 구성원 사이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과 다양한 부서 사이의 기술력을 조합하는 것에 전념했다. 외부적으로는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하여 고객의 수요를 파악하는 데 집중했다. 박 부사장은 이러한 과정을 거쳐 4세대 고대역 메모리인 'HBM3'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

HBM3는 SK하이닉스가 최초로 제안하고 개발에 성공한 제품이다. 그 뒤 양산에 돌입하면서 SK하이닉스의 기술적 잠재력을 시장에 증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HBM3와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 시장의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다. 하지만 인공 지능이나 머신 러닝 등 미래 핵심 산업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제품이기 때문에 시장의 확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

선행 제품의 개발이 일으키는 파급력도 상당하다. HBM3의 개발 성공은 SK하이닉스 제품의 경쟁력을 높였다. 고객이 SK하이닉스의 기술력을 신뢰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박 부사장은 "현재 글로벌 반도체 업계가 겪고 있는 위기를 타개하고 나아가 미래 성장 기반을 탄탄하게 하기 위해서는 업의 본질인 기술력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 부사장은 "유연한 사고로 구성원들에게 가슴 뛰는 목표를 제시하고 자연스럽게 적극적인 참여를 끌어내 자기만족과 소속감을 가질 수 있는 조직을 만들고 싶다"며 구성원 개개인의 역량을 존중하고 이를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박 부사장은 1980년생으로 서울대학교에서 전자전기컴퓨터공학 박사과정을 밟았다. 석사 과정에서 낸 아이디어가 다른 회사의 디스플레이 표준으로 채택된 바 있다. 디스플레이 타이밍 컨트롤러를 설계하며 스타트업의 상장을 이끌어 낸 적도 있다. 

2014년 SK하이닉스에 입사한 뒤로는 고대역 메모리 제품군 개발을 이끌어왔다. 특히 지난 2021년에는 세계 최초로 HBM3 개발에 성공하여 SK하이닉스의 고대역 메모리 기술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박 부사장은 2023년 SK하이닉스 신임임원 인사에 이름을 올린 사람 가운데 가장 젊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