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신용평가업계와 증권업계에서는 대기업의 로봇사업 확대에 따라 기술력이 뛰어난 로봇부품 기업 로보티즈와 에스피지가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 왼쪽은 로보티즈의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 '집개미'(왼쪽)와 에스피지의 로봇용 핵심부품 'SH감속기' 모습(오른쪽) |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의 로봇플랫폼 전문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투자로 로봇 관련 벤처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LG전자도 로봇사업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로봇 부품산업이 전반적으로 성장세를 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19일 기업신용평가업계와 전자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쏘아올린 로봇 시장에 대한 관심이 생태계 구축으로 이어져 로봇부품 기업 가운데 기술력이 뛰어난 것으로 꼽히는 로보티즈와 에스피지가 사업기회를 늘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삼성전자의 레인보우로보틱스 투자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대기업에서 투자를 유치하거나 공급망에 추가로 편입될 수 있다는 점에서 로봇 부품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2019년 238억 달러 수준이었던 글로벌 서비스로봇(가사, 교육, 재활, 청소 등 용도) 시장은 연평균 24%가량의 성장세를 나타내며 2025년에는 837억 달러로 커질 것으로 에상된다.
증권업계에서는 로봇시장의 성장세에 따라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큰 기업으로 로보티즈와 에스피지가 많이 거론된다.
로보티즈는 로봇 핵심부품 기술력을 내재화한 로봇 플랫폼 기업이다. 주요 제품으로 액츄에이터를 비롯해 감속기, 자율주행로봇 등이 있다.
로보티즈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실외 자율주행 로봇의 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해 기술력을 검증받은 바 있다. 규제 샌드박스는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출시될 때 정부가 심사를 통해 일정 기간 동안 기존 규제를 면제하거나 유예하는 제도를 말한다.
액츄에이터는 로봇에 특화된 구동장치로 모터와 감속기, 제어기, 통신 등의 시스템이 하나의 모듈로 구성된 장치를 말한다. 감속기는 로봇 내 모터 회전 수를 줄이고 대신 힘을 키우는 장치다.
로보티즈의 대표적 액츄에이터 제품 브랜드로는 다이나믹셀이 있는데 일상생활을 보조하는 서비스로봇에 적합하게 내구성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가볍고 작은 특징을 지녔다.
로보티즈는 이외에도 모터, 드라이브, 센서, 네트워크 장비를 모듈화해 로봇의 크기와 정밀도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100개 이상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로보티즈는 인공지능 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실내 자율주행 로봇 ‘집개미’와 실외 자율주행 배송로봇 일개미 등을 개발하기도 했다.
로보티즈의 2021년 기준 사업부별 매출비중을 살펴보면 로봇부품이 86%, 자율주행로봇이 14%로 파악되며 해외매출 비중은 72.4%로 확인된다.
특히 증권업계에서는 로보티즈의 기술력이 월등해 해외시장에서 중국 경쟁업체를 따돌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바라보고 있다.
권명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 업체들이 로봇관련 부품과 제품을 쏟아내고 있지만 단순 반복 위주의 간단한 기능을 지닌 제품이 주류를 이룬다”며 “반면 로보티즈의 로봇들은 자유롭게 움직이는 팔이 설치돼 있을 뿐만 아니라 무선통신이 가능해 경쟁력이 높다”고 말했다.
로보티즈가 이처럼 자율주행로봇 시장에 탄탄한 기반을 마련한 배경에는 국내 대기업 LG전자와 로봇 자율주행 모듈을 공동개발을 통해 축적한 노하우가 깔려 있다.
로보티즈에 따르면 현재 LG전자가 2대주주로서 8.06%의 지분을 가지고 돈독한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최재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로보티즈는 해외 로봇기업들을 대상으로 액츄에이터 매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고 올해부터 정밀 감속기의 매출 인식이 늘어나면서 본격적으로 성장궤도를 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로봇산업 성장에 또 다른 유망 기업으로 꼽히는 에스피지는 로봇에 들어가는 소형 모터와 감속기를 전문적으로 만들고 있는 기업이다.
에스피지는 다년간 투자를 통해 로봇용 감속기의 핵심부품인 플렉스 스플라인(Flex Spline)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에스피지는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높은 정밀도를 요구하는 소형로봇에 들어가는 SH감속기를 2만 대 가량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또 조립이나 적재용 로봇에 들어가는 중대형 감속기 1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둔 것으로 파악된다.
최대웅 나이스신용평가정보 연구원은 “에스피지는 국내외 다양한 인증과 시험장비를 통해 생산제품의 품질을 확보하고 있고 북미 안전규격기관(UL)로부터 최고단계 전규격 제조자 자체승인(TCP) 인증 연구센터로 지정돼 자체 검사를 통해 납기를 단축하는 등 양호한 품질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에스피지는 주요 고객사로 삼성전자와 LG전자, 제너럴일렉트릭(GE) 등을 보유하고 있어 앞으로 이들 대기업과 협력관계를 넓혀갈 공산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에스피지는 로봇시장 성장에 따라 거래처 다변화와 생산능력 확대를 본격화하고 있다”며 “기존 제품군의 호조에 더해 신규 고정밀 제품을 확대하는 등 완벽한 모습을 시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