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게임업계에서는 카카오게임즈가 ESG경영의 일환으로 사회적 책임(S) 실천을 강화함으로써 올해 출시할 신작의 성공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사회적 변수'를 최대한 줄이려는 것으로 본다.
이용자의 불만이나 사회적 물의를 야기하지 않도록 조심하는 데서 나아가 적극적으로 사회에 기여함으로써 카카오게임즈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9월부터 ESG위원회 발족을 위한 준비에 들어가 11월 ESG위원회를 설립했다. 별도의 실무조직인 ESG팀도 꾸리고 임직원 임금체계의 투명성과 합리성을 확보하기 위한 보상위원회도 만들었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ESG위원회의 조직구성과 위원장 선임을 모두 마쳤지만 올해 1분기 보고서를 통해 그 자세한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사회적 책임과 관련해 카카오게임즈는 게임이용자도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에 기부캠페인을 연계시키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산규모 2조 원 이상의 코스피 상장사는 2025년부터 ESG 관련 정보를 공시해야 할 의무를 지닌다. 카카오게임즈는 자산규모가 4조 원이 넘지만 코스닥에 상장해 그 대상이 아니다.
게다가 한국ESG기준원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ESG등급에서 카카오게임즈는 B등급으로 넷마블과 같은 평가를 받았다. 게임회사 가운데 A등급은 엔씨소프트가 유일한 만큼 B등급도 나쁘지 않은 평가다.
하지만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6월 말 출시한 모바일 게임 우마무스메를 서비스하면서 이용자 홀대 논란이 발생했고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까지 보여 이용자가 대거 이탈하는 등 곤욕을 치렀다.
우마무스메 이용자들은 경기도 판교 카카오게임즈 사옥 앞에서 '마차시위'를 벌였고 일부 이용자들은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도 제기했다. 우마무스메는 출시 후 구글플레이 매출순위 1위에 오를 정도로 흥행 대박을 터뜨렸지만 논란 이후 90위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벤트 재진행을 통해 떠나간 이용자를 다시 불러들이기 위해 애썼고 우마무스메는 12월 기준 구글플레이 매출순위 10위 안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결과적으로 보면 카카오게임즈는 이용자 달래기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그 과정에서 많은 비난을 받으며 게임 담당자 교체와 함께 조 대표는 두 번씩이나 사과문을 올려야 했다.
이에 카카오게임즈는 ESG경영 특히 사회적 책임(S)과 관련한 다양한 활동을 펼쳐 기업 이미지 제고에 나서려는 것으로 판단된다.
카카오게임즈는 게임 접근성이 떨어지는 아동과 청소년에게 게임 콘텐츠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찾아가는 프렌즈게임 랜드', 지역사회 소상공인 지원사업인 '청소년·청년 디지털서포터즈', 게임 이용자들과 함께 나눔을 실천하는 '게임연계 기부캠페인' 등을 진행해왔다.
카카오게임즈는 게임 이용자들이 게임을 즐기면서 동시에 기부도 실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ESG사업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러한 활동들은 지난해 우마무스메 사태로 하락한 카카오게임즈 기업 이미지를 회복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 이미지 제고는 신작 게임의 흥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4개의 신작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1월5일 서비스를 시작한 서브컬처풍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에버소울'을 시작으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아키에이지 워'와 '아레스:라이즈오브가디언즈' 등 상반기에만 3개의 게임을 내놓는다.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가디스오더'는 3분기에 출시될 예정이다.
게임업계 일각에서는 카카오게임즈의 ESG경영 공식화에 카카오그룹 차원의 영향이 작용했을 것으로 바라본다.
카카오그룹 계열사인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는 각각 지난해 3월과 5월 ESG위원회와 ESG추진위원회를 설립하고 ESG경영 강화를 선언했다.
게다가 카카오는 지난해 7월 홍은택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 공동센터장을 신임 대표이사에 선임했는데 홍 대표가 그동안 총괄하던 ESG경영과 지속가능성장 전략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됐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상장사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ESG위원회를 설립했다"며 "게임을 플레이하며 기부를 실천하는 게임 연계 사회공헌 캠페인 등 카카오게임즈만의 차별화된 ESG사업을 꾸준히 선보일 것이다"고 말했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