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서울 아파트 청약시장 분위기가 1년 사이 급속도로 냉각됐다.
11일 부동산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2년 서울 아파트 청약 평균경쟁률은 9.3대 1(지난 7일 기준, 6548가구 모집에 6만988명 1순위 청약)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 지난 1일 서울 둔촌주공(올릭픽파크 포레온)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이 단지 전체 모형을 내려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지난 2021년에는 1721가구 모집에 28만1975명이 1순위에 지원해 평균 163.8대1의 경쟁률이었던 것에 비하면 시장이 차갑게 식은 것이다.
같은 기간 수도권 아파트 1순위 청약자 수는 4분의 1로 줄었다. 작년에는 5만1026가구 모집에 155만1천여 명의 1순위 청약자가 몰렸지만, 올해는 5만647가구 모집에 42만3천여 명이 신청해 경쟁률도 30.4대 1에서 8.4대 1로 떨어졌다.
지방도 1순위 청약경쟁률은 14.0대 1에서 8.5대 1로 하락했고, 전국 경쟁률도 19.3대 1에서 8.5대 1로 떨어졌다.
단지별로 봐도 청약시장 분위기는 확실히 바뀌었다.
지난 2021년 서울에서는 총 13개 단지의 청약이 진행됐는데 1순위 청약경쟁률이 모두 최소 두 자릿수 이상을 기록했다.
광진구 자양동 '자양 하늘채 베르'는 27가구 모집에 1순위 청약자 9919명이 몰려 367.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경쟁률이 가장 낮았던 종로구 숭인동 '에비뉴 청계Ⅰ'도 99가구 모집에 1934명이 신청해 19.5대 1의 경쟁률이 나왔다.
하지만 2022년에는 12월7일까지 청약이 진행된 17개 단지 중 영등포구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영등포'가 199.7대 1로 최고 수치였고, 나머지 16개 단지는 모두 두 자릿수 이하 경쟁률에 그쳤다.
특히 3695가구의 일반공급 물량으로 이목이 집중됐던 강동구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의 1순위 경쟁률은 4.7대 1로 17개 단지 중 5번째였다.
둔촌주공은 오랜만에 나오는 서울 대단지인데다 '강남4구'로 불리는 입지 덕에 청약에 10만 명이 몰리리란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고금리로 대출이자 부담과 분양가가 높다는 인식 탓에 성적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리서치연구원은 "둔촌주공의 성적이 생각보다 저조해 올해 서울 청약 경쟁률을 끌어내린 듯 하다"며 "앞으로 분양하는 서울 단지에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당첨만 되면 수 억원의 시세차익이 기대되는 '로또청약'이 사라지면서 당첨 평균 최저가점 문턱도 낮아졌다.
지난 2021년 서울 아파트 청약에 당첨된 평균 최저 가점은 59.9점이었으나 2022년에는 42.2점으로 17.7점 떨어졌다.
특히 지난 8월에 분양한 구로구 '천왕역 모아엘가 트레뷰'는 평균 최저 당첨 가점이 14.0점에 불과했다.
김 연구원은 "현재 고가점자가 청약하지 않는 때라 저가점자가 당첨을 노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