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구현모 대표 연임 이번 주 판가름, 이사회와 노조 양쪽 지지받아

▲ KT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는 16일까지 구현모 사장 대표이사의 연임 적격 여부 심사를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의 연임 적격심사가 이번 주에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구 사장은 KT의 사업체질을 통해 실적 증가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이사진과 노조의 지지까지 받고 있어 연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11일 KT에 따르면 KT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는 16일까지 구현모 사장의 대표이사 연임 적격 여부 심사를 마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구 사장은 8일 KT 이사회가 소집한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 회의에서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했다. 

구 사장은 이 자리에서 지난 3년 동안의 경영 성과를 설명하고 향후 KT의 성장동력 마련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KT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가 연임 적격 평가를 내리면 KT 이사회는 구 사장을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단독 추천하게 된다.

구 사장에게 우호적인 인사들이 KT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에 많다는 점도 연임 가능성을 높여준다.

위원회는 사내이사로 윤경림 사장, 사외이사로 이강철, 김대유, 유희열, 표현명, 강충구, 여은정, 김용헌, 벤자민 홍 등 모두 9명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들 중 3명은 3년 전 구 사장을 대표이사로 뽑았고 3명은 구 사장의 선임 직후 사외이사에 포함된 인물이다.

이들 대부분은 구 사장의 연임에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이강철 사외이사와 김대유 사외이사 등 전 정권에서 선임됐던 인물들이 이사직을 사임할 것이란 말도 나온다. 하지만 이들 두 명이 투표하지 못한다고 해도 구 사장의 연임 적격 평가는 승인될 공산이 크다는 시선이 많다.

KT노조도 구 사장의 연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KT노조는 6일 홈페이지에 게시한 ‘조합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에서 “KT노동조합은 내부출신 최고경영자로서 구 사장이 3년 동안 성과를 괄목할 만한 경영성과를 창출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더욱 큰 도약을 위해 구 사장의 대표 연임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KT노조는 KT전체 조합원의 99%인 1만6천여 명이 소속된 최대 노조다. KT노조가 구 사장을 이처럼 지지하는 것은 성과만 놓고 보았을 때 구 사장의 경영능력이 충분히 입증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구 사장이 취임하기 전인 2019년 KT는 연결기준으로 1조1595억 원의 영업이익 거뒀다. 하지만 구 사장이 취임한 뒤 2년 만인 2021년 KT의 영업이익은 1조6718억 원으로 2년 사이에 44.1%나 증가했다.

구 사장이 10여년 만에 나온 내부출신 대표이사라는 점도 긍정적인 내부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KT는 2002년 민영화됐지만 끊임없이 정치권에 휘둘렸다. 정권이 교체되자마자 최고경영자가 불명예 퇴진을 하는 일도 있었다.

이 때문에 KT 안팎에서는 회사의 지배구조 독립성과 경영 연속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KT 최대주주(지분율 10.3%)인 국민연금이 2023년 3월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구 사장의 연임에 찬성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구 사장은 KT 회삿돈으로 국회의원들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했다는 혐의로 약식기소돼 법원으로부터 벌금 1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현재는 1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는 국민연금이 구 사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국민연금은 올해 초 위와 같은 이유로 박종욱 사장의 연임에 반대표를 던졌다.

만약 국민연금이 구 사장의 연임을 반대하게 된다면 KT 2대, 3대주주인 현대자동차(지분율 7.79%)와 신한은행(지분율 5.48%)의 투표 방향에 따라 구 사장의 연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