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노태문 삼성전자 MX부문장 사장이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애플과 한판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노 사장은 플래그십 스마트폰 성능을 강화하고 폴더블폰 비중을 높여 애플이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프리미엄폰 시장의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프리미엄폰 성능 강화, 노태문 품질 논란 지우고 애플 추격 시동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이 글로벌 시장침체에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폴더블폰을 강화해 애플 추격의 실마리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2022년 8월10일 삼성 갤럭시 언팩 2022에서 노태문 사장이 폴더블 스마트폰을 소개하는 모습. <삼성전자>


1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침체에 대응해 성능을 대폭 강화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23의 출시시기를 애초 예상보다 한 달가량 앞당겨 내년 2월 초에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내년 초 출시될 갤럭시S23의 가장 큰 변화로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에서 퀄컴 제품의 확대가 꼽힌다.

아카시 팔키왈라 퀄컴 최고재무책임자는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갤럭시S22에 탑재됐던 퀄컴 AP 적용비율은 75%였으나 갤럭시S23에서는 보다 확대될 것이다”고 말했다.

팔키왈라 퀄컴 최고재무책임자는 정확한 탑재 비율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전자업계에서는 갤럭시S23 거의 전체 물량에 퀄컴의 AP 스냅드래곤이 탑재될 공산이 크다는 시선이 우세하다. 스냅드래곤은 발열 문제가 논란이 된 삼성전자의 AP 엑시노스보다 안정적 성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노 사장은 갤럭시S23에 삼성전자의 2억 화소 이미지센서 아이소셀HP2를 탑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나온 갤럭시S22에는 1억800만 화소 이미지센서가 쓰였는데 화소를 2배가량 키우는 것이다. 

이는 스마트폰 구매 과정에서 카메라 성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추세를 반영하는 한편 '카메라 성능이 뛰어나다'는 삼성전자 프리미엄폰의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본에서는 지구 그림자가 달을 가리는 개기월식을 여러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한 뒤 비교하는 트위터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글은 1만1천 회 리트윗됐고 10만 개가량 '좋아요'를 받았다.

일본인 누리꾼 가노씨는 최근 트위터에 아이폰13 프로맥스, 아이폰14프로맥스, 구글 픽셀7, 갤럭시S21 울트라를 이용해 사진을 찍은 결과를 제시하면서 갤럭시S21 울트라의 촬영품질이 가장 좋다고 바라봤다. 

갤럭시S21 울트라에도 1억800만 화소의 이미지센서가 들어갔다. 아이폰이나 픽셀폰으로 촬영한 사진은 빛 번짐이 심했지만 삼성 갤럭시로 촬영한 사진은 유일하게 달의 표면까지도 또렷하게 구현해 냈다.

가노 씨는 트위터 글에서 “이번 개기월식으로 (각 스마트폰의 성능 차이를) 알게 됐다”며 “아이폰 이제 그만 쓸까”라고 적었다. 

노 사장이 갤럭시S23에서 이미지센서 화소를 더욱 강화하면 아직 4800만 화소에 머무는 아이폰 14 프로와 비교해 카메라 성능에서 경쟁력이 부각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올해 갤럭시S22에서 겪었던 AP 발열과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게임 성능을 낮추는 게임최적화서비스(GOS) 논란으로 타격을 입은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침체한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노 사장은 스마트폰 성능강화에 더욱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에 크게 뒤지고 있기 때문에 성능강화를 통해 소비자들의 브랜드 충성도를 높일 필요성이 크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에서 애플은 57%, 삼성은 19%를 차지했다.

전자업계에서는 이 같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의 점유율 격차가 제품 평균판매가격(ASP) 격차로 이어져 수익성에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많다.

노 사장은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애플을 따라잡기 위해 갤럭시S 시리즈 제품의 성능 강화와 함께 폴더블(접는)폰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023년 폴더블폰 신제품 생산량 목표치를 올해보다 6% 높여 잡은 1040만대로 정했다.

이와 함께 노 사장은 최근 폴더블폰의 단점으로 지적된 무게와 두께를 줄일 기술개발을 강화해달라고 협력사들에게 특별 주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 사장이 이처럼 폴더블폰에 집중하는 것은 애플 아이폰 사용자가 삼성전자 폴더블폰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점차 강해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의 조사에 따르면 20~30대 애플 아이폰 사용자들이 폴더블폰으로 이동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으며 한 번 폴더블폰 시장에 유입된 소비자들의 90%는 다음에도 폴더블을 선택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폴더블폰은 아직까지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1% 가량을 차지하는 틈새시장 제품이지만 앞으로 성장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DC는 폴더블폰 시장이 연평균 70%의 높은 성장세를 유지해 2025년에는 출하량이 2760만 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김성구 삼성전자 MX사업부 상무는 올해 3분기 콘퍼런스콜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글로벌 경기불안 영향이 적어 높은 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한다”며 “삼성전자는 시장의 흐름에 맞춰 폴더블폰과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집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