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2022-11-13 16:4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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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기술주 주가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완화 기대감에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미국의 고강도 긴축 기조와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사고 등으로 주가가 크게 내린 10월 개인투자자의 집중 매수가 이뤄지면서 '개미지옥'이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 11월 들어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 사진은 경기 성남 네이버 본사.
네이버와 카카오가 앞으로 주가 회복을 통해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3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는 10월31일부터 11월11일까지 최근 2주 동안 각각 20.94%와 20.41%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9.47% 상승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 상승은 안정적 3분기 실적과 미국의 긴축 기조 완화 기대감이 뒷받침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11월 초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이후 12월 금리 인상 속도 조절론이 힘을 얻은 상황에서 10일(현지시각) 시장 전망보다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낮게 나오자 주가가 크게 뛰었다.
11일 하루 동안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는 각각 9.94%와 15.55% 상승했다.
네이버 주가가 하루에 9% 이상 오른 것은 2020년 3월24일 9.09% 상승 이후 약 2년8개월 만이다. 카카오 주가가 하루에 15% 이상 오른 것은 2017년 7월10일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 상장한 뒤 처음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는 7월부터 8월 중순까지도 미국의 긴축 완화 기대감에 회복세를 보인 적이 있다.
하지만 당시에는 9월 이후 긴축 완화 기대감이 약해지며 주가가 더 크게 내렸는데 지금은 그때와 상황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 11월 들어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 사진은 경기 판교 카카오 본사.
우선 미국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를 향한 투자심리는 나스닥지수 흐름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나스닥지수는 10일 7.35% 상승한 데 이어 11일에도 1.88% 오르며 이틀 연속 높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나스닥지수가 하루에 7% 이상 오른 것은 2020년 3월24일 8.12% 상승 이후 처음이다.
2020년 3월24일 상승은 당시 코로나19 이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나스닥지수의 추세 전환을 이끈 것으로 평가된다.
나스닥지수는 2020년 3월23일 바닥을 찍고 9월 초까지 계속 20일 이동평균선 위에서 움직이며 6개월 동안 2배 가까이 올랐다.
이후에도 일부 등락은 있었지만 1년 넘게 상승 추세를 유지하며 2021년 11월 사상 최고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프로젝트 기대감도 네이버와 카카오 등 기술주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17일 한국을 찾아 네옴시티 프로젝트 등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업체들은 현재 국토교통부를 중심으로 민관 합동 수주지원단인 ‘원팀코리아’를 꾸려 수주에 대비하고 있는데 네이버는 원팀코리아 IT분야의 주력 업체로 참여하고 있다.
원팀코리아에 속한 22개 민간업체 가운데 IT업체는 4곳인데 네이버와 네이버랩스, 네이버클라우드 등 네이버 관계사 3곳과 KT가 이름을 올렸다. 네이버랩스와 네이버클라우드는 네이버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다.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사우디아라비아 북서쪽 타북(Tabouk)지역에 서울시보다 44배 큰 규모의 친환경 신도시를 짓는 사업으로 사업 규모가 무려 5천억 달러(약 707조 원)에 이른다.
▲ 네옴시티 프로젝트 일부인 '옥사곤'. <네옴시티 공식영상 캡쳐>
대규모 사업인 만큼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네옴시티 프로젝트 수주 기업은 실적 개선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가능성이 지속해서 나오는 점도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 들어 우크라이나가 남부 요충지 헤르손을 탈환하고 러시아 우크라이나 양국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는 튀르키예(터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중재를 예고하는 등 조심스럽게 종전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기대감은 국내 증시 전반의 투자심리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투자심리가 살아난다면 특히 올해 들어 하락 폭이 컸던 네이버와 카카오 등 기술주에 기대감이 몰릴 수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가 최근 2주 사이 빠르게 회복했다지만 이들 주가는 여전히 9월 말 수준에 머물러 있다.
올해 여름 주가가 크게 떨어졌을 때도 네이버 주가는 23만 원, 카카오 주가는 6만5천 원 위에서 움직였는데 지금은 그보다 한참 낮은 19만 원과 5만 원대에서 각각 거래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가뜩이나 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10월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사고까지 겹치며 9월과 10월 두 달 동안 연일 52주 신저가를 새로 쓰는 등 주가가 빠르게 내렸다.
개인투자자들은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 움직임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개인투자자는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가 크게 떨어진 10월 한 달 동안 저가 매수 기회로 보고 네이버와 카카오 주식을 집중적으로 순매수했다.
개인투자자는 10월4일부터 28일까지 4주 동안 네이버와 카카오 주식을 각각 7532억 원과 2978억 원어치 담았다. 이 기간 네이버와 카카오는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종목 1위와 2위에 각각 올랐다.
▲ 10월4일부터 10월28일까지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종목.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증권업계에서도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지 않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네이버 실적발표 이후 리포트에서 “네이버는 3분기 단단한 광고사업 속 콘텐츠사업의 압도적 힘을 확인했다”며 네이버 주식의 투자의견 ‘매수(BUY)’, 목표주가 29만 원을 유지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 3분기 실적발표 이후 리포트에서 “카카오는 화재 사건으로 이미지가 하락했지만 카카오 서비스의 높은 의존도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를 잘 마무리하면 주가 반등도 커질 것이다”며 “카카오는 2023년 성장주의 면모를 되찾을 것이다”고 바라봤다.
안 연구원은 카카오 주식의 투자의견 ‘매수(BUY)’, 목표주가 7만8천 원을 유지했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