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셀트리온이 내년 최소 3종에 이르는 바이오시밀러(생체의약품 복제약) 신제품을 세계 최대 의약품시장인 미국에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셀트리온에서 매출 기여도가 가장 높은 제품 ‘램시마IV(정맥주사)’를 SC(피하주사) 제형으로 개량한 ‘램시마SC’도 포함돼 있어 기대를 키우고 있다.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3종 더 미국 간다, 최고 기대주 '램시마SC'도 포함

▲ 셀트리온이 내년에 최소 3종의 바이오시밀러를 미국에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기대주 램시마SC도 포함돼 있다. 


램시마SC는 정맥주사제형에 비해 월등한 편의성을 앞세워 유럽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이제 미국시장을 공략할 차례다.

10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내년 하반기 미국에서 램시마SC의 품목허가를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램시마는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존슨이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다. 세계 첫 항체 바이오시밀러로도 알려져 있다.

셀트리온은 2012년 국내에서 램시마 판매 허가를 받은 뒤 유럽(2013년)과 미국(2016년) 당국의 문턱도 넘어섰다. 

이후 램시마는 셀트리온의 ‘매출 효자’로 자리잡았다. 올해 3분기 셀트리온 연결기준 매출 6456억 원 가운데 34%를 차지해 허쥬마(12%), 베그젤마(4%), 트룩시마(3%) 등 다른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압도하는 실적을 달성했다.

램시마SC는 이런 램시마에 대한 수요를 더욱 끌어올리기 위해 개발됐다. 셀트리온에서는 ‘바이오베터’라고 부를 정도로 램시마SC에 거는 기대가 크다. 바이오베터는 오리지널 의약품과 동등한 수준을 넘어 더 개선된 바이오시밀러를 말한다.

램시마SC의 가장 큰 장점은 편의성이다. 

램시마SC는 정맥주사해야하는 기존 램시마IV와 달리 피하주사로 투여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정맥주사로 의약품을 투여하기 위해서는 환자가 병원에 방문해 2~4시간을 들여야 한다. 반면 피하주사는 환자가 집에서 직접 몇 초만에 투여하는 게 가능하다. 

투여 주기는 램시마SC 2주, 램시마IV 8주로 램시마IV 쪽의 효능이 더 오래 지속된다. 다만 직장에 출근하거나 가족을 돌봐야 하는 환자로서는 더 자주 투여하더라도 램시마SC의 편의성에 높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다. 통원 치료에 드는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실제로 시장은 램시마SC에 호의적이다. 램시마SC는 2020년부터 유럽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독일과 프랑스를 포함한 주요 5개 국가 점유율은 2021년 2분기 4.0%에 그쳤으나 올해 2분기에는 10.7%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램시마IV와 램시마SC를 합친 점유율은 60.5%에서 64.0%로 올라갔다.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3종 더 미국 간다, 최고 기대주 '램시마SC'도 포함

▲ 램시마 정맥주사형(왼쪽)과 피하주사형 투여 형태 비교. <셀트리온>

램시마SC의 장점 이외에도 정맥주사형, 피하주사형 램시마의 시너지를 꾀하는 마케팅 전략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셀트리온은 의사가 빠른 약효가 필요한 환자에게 램시마IV를 처방한 후 상태가 호전된 환자에게 램시마SC를 처방함으로써 약효를 유지하면서 치료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런 마케팅 전략은 향후 램시마SC가 미국에 진출해도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 램시마IV(미국 제품이름 인플렉트라)의 미국 점유율은 31.7%로 지난해 3분기보다 10.5%포인트 높아졌다.

셀트리온은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램시마SC가 유럽 내 성장세를 등에 업고 미국에 출시될 때 유럽과 마찬가지로 IV제형 램시마와 램시마SC가 함께 성장 시너지를 보여줄 것이다”고 내다봤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 이외에도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 ‘유플라이마’, 항암 바이오시밀러 ‘베그젤마’의 미국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베그젤마의 경우 앞서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유플라이마의 미국 FDA 승인은 올해 안에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2023년 베그젤마와 유플라이마 미국 출시가 예정돼 있다”며 “4분기부터 출시 준비를 위한 유플라이마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미국을 기반으로 성장하는 바이오시밀러사업은 셀트리온의 실적 개선세에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6456억 원을 거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6% 성장했다. 또 1~3분기 누적 매출은 1조7733억 원을 기록해 창립 후 처음으로 연간 매출 2조 원대 진입이 유력하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