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카카오게임즈가 ‘우마무스메 사태’로 된서리를 맞았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시장전망치보다 낮은 실적을 거뒀다. 우마무스메 사태를 감안해 증권업계가 이미 기대치를 낮췄음에도 예상보다 타격이 더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이사가 우마무스 사타에 발목이 잡혀 3분기 어닝 쇼크의 실적을 내놓았다. |
기대하고 있는 신작들 모두 내년 출시가 예정된 만큼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이사에게 4분기는 더욱 추운 계절이 될 것으로 보인다.
2일 게임업계에서는 카카오게임즈의 실적 부진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3068억 원, 영업이익 437억 원, 순이익 112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3분기보다 영업이익은 2.30% 늘었지만 매출은 34.17%, 순이익은 74.56% 각각 줄었다.
올해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9.42%, 영업이익은 46.04%, 순이익은 82.38% 줄어들며 실적이 뒷걸음질했다.
사실 카카오게임즈의 3분기 실적 부진은 이미 8월부터 예견된 일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일본 사이게임즈가 개발한 모바일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 ‘우마무스메:프리티 더비(이하 우마무스메)’를 6월20일 국내에 출시했다.
우마무스메는 출시 초반 흥행에 성공했지만 8월 초 ‘키타산 블랙 픽업’ 이벤트 조기 종료로 촉발된 이용자들의 반발이 확산되며 매출순위가 급락했다.
해당 이벤트는 우마무스메 게임 내 캐릭터 육성에 도움을 주는 카드를 뽑는 행사였다. 여러 카드 가운데 키타산 블랙은 능력치가 높아 필수카드로 취급된다.
우마무스메 이용자들은 8월10일 픽업 뽑기 이벤트가 조기에 종료되자 카카오게임즈 본사 앞에서 '마차시위'를 벌이는 등 집단항의를 이어가면서 회사 측에 사과와 함께 운영진 교체 등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또한 이용자들은 구글플레이에서 ‘평점테러’를 가해 우마무스메의 평점은 4점대 중반에서 8월말 1.1점까지 떨어졌고 일부 이용자들은 카카오게임즈를 상대로 환불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러한 불만은 우마무스메 이용자들의 탈출로 이어져 한 때 구글플레이 하루 매출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던 우마무스메는 하락을 거듭하며 9월 중순 매출순위 10위 바깥으로 밀려났다.
이로 인해 카카오게임즈는 공식 카페를 통해 8월24일과 9월1일 2차례에 걸쳐 이용자들에게 사과했고 조 대표도 9월3일과 18일에 사과문을 올리며 자세를 낮췄다.
이용자 대표와 간담회도 가졌으나 여기서는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가 논란이 되며 결국 잡음만 커졌다. 이후 카카오게임즈는 우마무스메 담당자를 교체하고 운영개선을 약속하는 등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한 노력을 펼쳤다.
하지만 이용자들이 물러서지 않고 손해에 대한 직접적인 보상을 요구해 결국 카카오게임즈는 10월11일과 12일 픽업 뽑기 이벤트를 재진행하기도 했다.
이런 카카오게임즈의 노력도 떠난 이용자들의 마음을 돌리는 데는 크게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우마무스메의 주간 기준 앱 마켓 매출순위는 9월 중순 26위까지 떨어졌다가 이벤트 재진행 발표 이후 상승하기 시작해 이벤트 재진행이 이뤄지던 주간에는 14위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이후 다시 추락해 10월 마지막 주에는 41위에 머물렀다.
카카오게임즈는 조 대표까지 사과하며 사태 진화에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뒤늦은 노력이 효과로 나타나는 데는 한계가 있었고 이는 예상보다 큰 악영향으로 돌아왔다.
금융정보분석업체 FN가이드가 제시한 3분기 카카오게임즈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 평균치)는 매출 3561억 원, 영업이익 711억 원, 순이익 552억 원이었는데 실제로는 이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조 대표는 이날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우마무스매 사태에 관한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우마무스메 사태를 심각히 바라보고 이용자 신뢰회복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3분기 매출 감소 규모에 대해서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조 대표는 우마무스메의 3분기 매출 규모를 묻는 질문에 “8월 커뮤니티 이슈로 인한 평점 하락이 우마무스메의 3분기 매출 감소에 영향을 줬다”며 “서비스 안정화를 위한 활동 및 유저들과의 소통을 최우선으로 챙기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일일활성이용자수(DAU)는 우마무스메의 장기 서비스를 위한 기초체력으로 충분하다”면서도 “캐릭터 업데이트와 12월에 6개월 기념 이벤트를 통해 일일활성이용자수 회복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문제는 4분기에도 카카오게임즈의 실적 전망이 밝지 않다는 데 있다.
카카오게임즈가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신작 가운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은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에버소울’,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아키에이지 워’와 ‘아레스:라이즈 오브 가디언즈’인데 모두 내년 상반기에 출시된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