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철동 LG이노텍 대표이사 사장이 멕시코 생산기지를 점검하면서 북미시장 공략에 고삐를 죄어 흑자기조를 안착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비즈니스포스트] LG이노텍이 자동차 반도체 공급 완화 분위기를 타고 전장부품 사업에서 흑자 기조를 다져가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철동 LG이노텍 대표이사 사장은 주력계열사 LG전자와 시너지를 키워 전장부품 사업을 광학모듈과 반도체 기판소재에 이은 제3의 성장축으로 키우는데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정 사장은 미국 정부의 역내 우대 정책에 따라 북미 지역의 전장부품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최근 LG이노텍 멕시코 전장부품 공장을 직접 다녀왔다.
LG이노텍의 멕시코 공장은 산후안델리오시에 3만4천㎡ 규모로 2014년 조성돼 연간 최대 750만 대 분량의 자동차에 들어가는 변속, 제동, 조향 모터를 비롯한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멕시코는 미국의 정책에 힘받아 각종 제도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주목받고 있다.
신북미자유무역협정(USMCA)에 따르면 북미에서 완성차를 판매하는 기업들은 무관세 혜택을 받기 위해 핵심 부품의 역내 생산비율을 내년까지 75%로 기존 NAFTA협정(62.5%)보다 크게 높여야 한다.
더구나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비롯한 북미 지역내 무역장벽을 높이는 정책적 기조가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인플레이션감축법은 북미에서 조립되지 않은 전기차에 보조금(세제혜택) 지급을 중단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이런 정책기조가 다른 자동차 부품 분야로 확대될 공산이 커진다는 것이다.
정 사장이 멕시코 공장에 방문해 현지 상황을 점검한 것도 이런 점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 사장은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현재 인플레이션감축법이 자동차산업에 국한되지만 다른 산업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 내 생산과 동일하게 취급받는 멕시코 거점에 다양한 부품수요가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LG이노텍은 멕시코 법인을 통해 자동차 부품 전문 인력을 모집하면서 멕시코 생산기지의 생산역량을 다지는데 힘을 싣고 있다.
전자업계에서는 LG이노텍의 이런 움직임을 두고 연내 멕시코 공장 증설을 추진하기 위한 준비작업이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멕시코는 도요타, 폭스바겐, 아우디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다수 진출해 있는 전장산업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북미 전기차 고객사들의 전장부품 수요도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정철동 사장으로서는 멕시코가 LG이노텍의 전장부품 사업을 키울 ‘기회의 땅’인 셈이다.
더구나 LG전자와 마그나의 합작법인인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도 멕시코 라모스 아리즈페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어 계열사 사이의 시너지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정 사장은 주력 사업인 반도체 기판이나 광학모듈 사업뿐만 아니라 그동안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전장부품 사업에도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 왔다.
정 사장은 스마트폰용 기판 등 인쇄회로기판 사업과 전자가격표시기 등 비주력 사업을 정리해오면서도 전장사업부품 에는 힘을 쏟아왔다. 전장 관련 사업이 가지는 성장 잠재력을 눈여겨 봤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와 리서치앤드마켓 등의 전망을 종합하면 세계 전장사업 시장규모는 2024년에 약 500조 원, 2028년에는 약 88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올해 3분기 전장부품에서 영업이익을 10억 원 가량 낸 것으로 파악된다. 4분기에도 영업이익을 내면서 연간 기준 흑자달성에도 한걸음 더 다가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런 전망이 나오는 까닭은 정 사장의 전장사업에 대한 의지에 더해 자동차 반도체 공급부족 현상이 풀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자동차 반도체 공급부족 현상이 완화되는 추세에 있고 전기차 등 미래차 시장의 성장성이 뚜렷해지고 있는 만큼 LG이노텍이 여러 해 동안 힘주고 있는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도 조만간 꽃을 피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