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세계 1위업체 TSMC의 3나노 공정에서 주요 고객사 발주량이 40~50% 줄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최첨단 공정 수요 감소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가 3나노 공정 고객을 확대하는 데도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TSMC 3나노 고객사 발주량 대폭 줄어, 삼성전자 첨단공정에도 악재

▲ TSMC의 3나노 주요 고객사인 인텔과 애플이 주문량을 줄임에 따라 TSMC의 올해 3나노공정 생산계획도 기존 월 4만4천장 1만 장으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2일 대만 경제일보에 따르면 TSMC의 3나노 공정 생산량이 주요 고객사인 애플과 인텔의 주문량 감소에 따라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TSMC는 애초 연말까지 3나노 공정에서 월 4만4천 장을 생산할 계획이었는데 1만 장 정도로 축소해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업계에서는 이를 놓고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라 IT기업들이 수익성 방어를 위해 주문량을 줄인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인텔과 애플 뿐만 아니라 TSMC의 상위 10개 고객 가운데 미디어텍과 엔비디아, AMD도 올해 3분기부터 연속적으로 주문을 줄인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일보는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올해 TSMC의 자본지출이 10% 하향 조정됐으며 첨단공정 반도체 주문업체의 발주량이 40%~50%로 축소됐다고 전했다.

이처럼 IT업계에서 첨단공정 반도체의 주문을 줄이는 것은 글로벌 경기침체뿐만 아니라 4나노에서 3나노로 이행되는 과정에서 지출하는 비용이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새로운 첨단공정에 진입하게 되면 수율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기존 공정보다 반도체 위탁생산 비용이 올라 반도체 가격이 높아진다.

과거 5나노 공정에서 4나노 공정으로 옮겨갈 때에도 반도체 가격이 올라간 적 있다. TSMC의 4나노 공정을 적용한 아이폰14프로와 프로맥스에 탑재된 시스템온칩(SoC) ‘A16바이오닉’ 가격은 TSMC의 5나노 공정을 적용한 전작인 ‘A15바이오닉’보다 2.4배 비쌌다.

대만 경제일보는 TSMC 주요 고객사의 첨단공정 주문량 감소는 올해 3분기 말부터 약세를 보이기 시작해 4분기와 내년 1분기까지 감소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바라봤다.

TSMC의 경쟁회사인 삼성전자도 첨단공정 수요 감소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첨단공정 기술력에서 TSMC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TSMC에 앞서 올해 6월 세계 최초로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기술이 적용된 3나노 반도체를 양산한 바 있다. 그 뒤 7월 3나노 GAA 2세대 공정에서 대형 모바일 고객을 확보해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가고 있다.

경쟁회사 TSMC의 수요 감소는 공정 경쟁력 저하가 원인이 아니라 글로벌 IT경기의 전반적 침체에 따른 현상이어서 삼성전자로서는 단순하게 바라볼 수 없는 상황으로 읽힌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올해 10월 보고서에서 반도체 산업이 글로벌 경기둔화로 인한 수요 감소의 영향으로 업황 개선이 지연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경제산업생태계팀은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수요 특수가 소멸되면서 IT제품 재고가 축적되고 투자가 위축되고 있다”며 “2023년 반도체산업의 성장이 정체될 공산이 크다”고 짚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