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통업계가 이태원 압사 사고와 관련해 추모 행렬에 동참하며 기획했던 대형행사를 모두 취소하거나 축소 운영하고 있다. |
[비즈니스포스트] 유통업계가 이태원 참사 애도 차원에서 차분한 연말 분위기 조성에 나서고 있다.
31일 유통업계는 전반적으로 연말을 맞아 준비했던 대형 할인행사를 모두 취소하거나 축소 운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롯데쇼핑은 3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태원로 안전사고 희생자와 유족들께 깊은 애도를 표하며 부상자들의 빠른 쾌유를 바란다”며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모든 분께도 감사와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다”고 올렸다.
이와 동시에 애초 11월9일까지 진행하기로 했던 ‘롯키데이’의 마케팅과 홍보를 최소화하기로 결정했다. 롯키데이는 롯데그룹 유통군 8개 계열사가 동참하는 대규모 할인행사로 롯데그룹이 각별히 신경썼던 프로젝트다.
실제로 롯데쇼핑은 롯키데이와 관련해 이날 아무런 홍보자료도 내지 않았다. 국가적으로 애도 기간이 선포된 만큼 조용히 추모에 동참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롯데마트가 MZ세대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운영하고 있는 프로젝트 ‘관심급구프로젝트’ 역시 핼러윈 데이를 맞아 기획했던 행사를 취소했다.
신세계그룹도 마찬가지다.
신세계그룹은 이날 입장자료를 통해 “11월5일까지 국가 애도 기간이 선포됨에 따라 오늘부터 진행하려던 대한민국 쓱데이 등 대형 행사를 취소하기로 했다”며 “이태원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모든 분의 명복을 빌고 어떤 말로도 형언할 수 없는 슬픔을 겪고 계신 유가족들께도 깊은 애도를 전한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이 인수한 오픈마켓 플랫폼 G마켓 역시 대표 할인행사인 ‘빅스마일데이’를 축소 운영하는 쪽으로 방침을 세웠다.
사고 전만 하더라도 빅스마일데이 관련 기대감을 높이는 쪽으로 홍보를 진행했지만 이태원 사고가 발생한 30일부터 ‘12일간의 G마켓 세일’로 문구를 고치고 최대한 행사 홍보를 지양하고 있다.
화재 사고를 겪은 현대백화점은 몸을 더 낮췄다. 9월 말 발생한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의 화재사고로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던 상황에서 크리스마스 행사만 조용히 시작했지만 이마저도 현재 중단하거나 축소 운영하고 있다.
유통업계 '빅3' 이외의 기업들도 모두 애도에 동참하는 모양새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 배스킨라빈스는 31일마다 ‘31데이’라는 행사를 진행했지만 이를 한 주 연기해 11월7일 실시하기로 했다.
스타벅스는 핼러윈 시즌을 겨냥해 내놓은 음료 3종의 출시를 전면 중단한 상태다.
온라인 유통기업도 추모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쿠팡은 핼러윈 기획전을 진행했지만 사고 이후 관련 상품을 배너 등에 노출하지 않고 있으며 SSG닷컴 역시 핼러윈 관련 프로모션과 이벤트를 전혀 공지하지 않고 있다.
11번가는 11월1일부터 11일까지 ‘십일절’이라는 행사를 진행하지만 국민 정서를 고려해 ‘축제’ 콘셉트를 빼기로 했다. 행사 이름을 ‘십일절 페스티벌’에서 ‘그랜드십일절’로 변경한 것은 이런 맥락이다.
편의점도 추모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GS25와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는 이번 사고 이후 핼러윈 관련 상품 판매를 중단했으며 관련해서 마련한 홍보 부스도 모두 철수했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