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구영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태양광 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 1년 만에 태양광사업 흑자기조에 ‘청신호’를 밝히며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 사장은 미국 사업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화솔루션 태양광 성장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이구영 한화솔루션 태양광 흑자 기조 다져, 김동관 승계 완성에도 힘 실어

▲ 한화솔루션 태양광사업(신재생에너지 부문)이 실적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구영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큐셀부문 대표 취임 1년 만에 구원투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사장은 이런 성과는 한화그룹 후계자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이 경영 승계에 마침표를 찍는 데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증권업계의 분석을 종합하면 한화솔루션은 4분기에도 태양광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신재생에너지 부문에서 최대 영업이익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솔루션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3분기 영업이익 1972억 원으로 역대 분기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4분기에도 영업이익 2300억 원 이상을 거둘 것이란 예측이 우세하다.

3분기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모듈 주력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서 공급 부족이 생길 정도로 판매 호조를 보였는데 이런 흐름이 4분기에도 이어진다는 것이다.

한화솔루션 태양광사업은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실적 측면에서 한화솔루션 전체 사업에서 핵심으로 거듭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솔루션은 4분기 업황에 크게 휘둘리는 케미칼 부문이 영업이익 800억 원대를 거두며 3분기(1197억 원)보다 후퇴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도 전체 영업이익은 양호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에서는 4분기 한화솔루션 전체 영업이익이 3분기(3484억 원)와 비슷하거나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이구영 사장이 1년 만에 한화솔루션 태양광사업의 구원투수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화솔루션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2020년 4분기부터 적자에 늪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이 사장은 지난해 9월부터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 대표에서 큐셀부문 대표로 자리를 옮겨 태양광사업을 이끌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해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태양광사업을 진두지휘한 셈인데 취임 뒤 단 3개 분기 만인 올해 2분기부터 흑자전환이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이 사장은 취임 뒤 미국 비중을 높게 두는 한화솔루션 태양광사업의 전략에 더욱 힘을 실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전략이 효과를 본 셈이다.

이 사장은 한화그룹 태양광 부문에서 오랫동안 일해 온 전문가로 꼽히는데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사업에 밝다.

이 사장은 2015년 상무로 승진해 한화큐셀 미국 법인장을 지낸 경험을 지니고 있다. 직전까지는 독일 법인에서 최고영업책임자를 맡기도 했다.

게다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미국에 태양광 모듈 생산설비를 지니고 있는 한화솔루션은 태양광사업 성장에 더욱 속도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미국에 제조시설을 보유한 기업에 모듈 기준 W(와트)당 7센트의 세금감면 혜택을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KB증권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이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라 내년부터 2032년까지 10년 동안 모두 5조5천억 원의 세제혜택을 볼 것으로 추산됐다.

한화솔루션은 내년 2분기 완공을 목표로 미국 태양광 모듈 생산기지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이 증설이 마무리되면 한화솔루션의 연간 미국 태양광 모듈 생산능력은 현재 1.7GW(기가와트)에서 3.1GW로 늘어난다.

게다가 이 사장은 태양광 가치사슬 전반을 아우르는 2조4천억 원 규모의 대규모 미국 내 추가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과거 한화솔루션 태양광사업을 괴롭혔던 원재료 폴리실리콘의 가격 상승 문제도 해소될 기미가 보여 미국을 중심으로 한 이 사장의 사업 확장에 순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원자력재생에너지청(CEA)에 따르면 태양광 셀과 모듈의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의 글로벌 생산능력은 중국 기업들의 증설로 올해 295GW에서 내년 536GW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공급이 늘어나는 만큼 폴리실리콘 가격이 하향 안정화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아울러 한화솔루션은 폴리실리콘 내재화 작업도 함께 진행해 원재료 조달에 안정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11월과 올해 3월 잇따라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21.34%)에 오른 폴리실리콘 생산기업 REC실리콘을 통해 직접 폴리실리콘을 조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CEA가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 한화솔루션의 셀과 모듈 마진이 좋아질 것”이라며 “또 운임비 감소에 따른 원가 절감효과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용인 한화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도 3분기 실적 관련 콘퍼런스콜을 통해 “세계적 탄소중립 활동 강화와 에너지 안보 중요성 증대에 따라 당분간 태양광을 비롯한 재생에너지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며 “외부 환경도 호전되고 있어 4분기에도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이 이끄는 한화솔루션 태양광사업의 호조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맏아들 김동관 부회장의 경영 능력을 입증하는 것으로 승계 마무리 작업에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그룹 태양광사업은 김 부회장이 2011년 한화그룹 입사 때부터 공들인 분야여서 김 부회장의 경영능력을 입증해 보일 대표 사업으로 꼽힌다.

김 부회장은 사장에 오른 뒤 2년 만인 올해 9월1일자로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이와 함께 한화솔루션 이외에도 한화 전략부문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대표이사에도 올라 경영 보폭을 그룹 전반으로 넓히고 있다.

한화그룹도 김 부회장의 승진에 발맞춰 태양광과 방산을 그룹 핵심사업 두 축으로 하는 사업구조 재편을 실시했다.

한화솔루션에서는 갤러리아 부문의 인적분할, 첨단소재 부문 일부 사업(자동차 경량 소재와 EVA 시트) 물적분할 등을 통해 태양광사업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방산사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그 아래에 역량을 모두 합쳐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류연주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한화솔루션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 폴리실리콘의 안정적 원재료 수급 등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할 것”이라며 “한화그룹은 사업구조 재편 뒤 일원화한 방산 부문에서도 시너지 창출 여부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