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발 안보 불안에 유럽 군비 확대, 현대로템 K2전차 수출 기회

▲ 러시아발 안보 위협에 유럽에서 자주국방에 대한 정책적 필요성이 높아지며 현대로템이 K2전차를 폴란드에 이어 루마니아와 노르웨이 등에 수출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현대로템이 러시아발 안보 위협 확대에 K2 전차의 유럽 수출 기회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로템은 최근 폴란드에 대규모 K2 전차 수출 계약을 성사시킨데 이어 루마니아, 노르웨이 등 여러 국가와 수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 전쟁이 끝나더라도 자국을 지킬 힘을 길러야 한다는 자주국방에 대한 정책적 필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유럽의 군비증강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국내 방산업계의 주가가 단기 조정을 받을 수 있지만 유럽 각국이 군사비 증강을 발표하고 있는 상황은 장래 무기 판매 확대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현대로템은 폴란드 수출 성과에 고무돼 유럽 방산시장에 힘을 싣고 있는데 특히 루마니아와 노르웨이에서 성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루마니아는 우크라이나 서남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동쪽으로는 흑해를 두고 있어 러시아가 2014년 합병한 크림반도와 마주보고 있는 국가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병합 뒤 러시아의 침략 가능성을 가장 우려했던 나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트라이안 바세스쿠 전 루마이나 대통령이 “러시아가 루마니아 동부 국경에 까지 영토야심을 가질 수 있다”고 발언했을 할 정도다.

현재 우크라이나 전황이 러시아에게 다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지만 루마니아 내부에서 불고 있는 안보불안 의식은 더욱 높아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적으로 경제분야 뿐만 아니라 안보분야에서도 지정학적 위험이 높아지며 유럽 내 군비경쟁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루마니아 국방부가 최근 공식 트위터를 통해 바실레 딘쿠 루마니아 국방부 장관과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K2 전차 도입 등 방산협력을 논의했다고 공개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루마니아 국방부는 “바실레 딘쿠 루마니아 국방부 장관이 9월22일부터 25일까지 한국을 공식방문해 23일 고위급 회담을 가졌다”며 “이 자리에서 두 나라의 군사협력관계 발전에 초점을 맞춘 ‘국방협력에 관한 기본협정 의향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한국과 루마니아 국방장관은 군사교육과 사이버 방위, 합동훈련 분야에서 협력을 다지고 루마니아에서 군수품 생산협력 방안도 모색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군수품 생산 가능성을 논의한 것은 K2전자를 비롯한 방산 무기의 현지 생산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현대로템은 지난 7월 폴란드에 K2전차 약 1천대를 판매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1차적으로 국내에서 생산한 K2전차 긴급소요분을 폴란드에 공급하고 이후 2차적으로 폴란드 현지공장에서 추가 물량을 생산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과 유럽의 물리적 거리가 상당한 만큼 루마니아를 비롯한 유럽국가들은 현지생산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노르웨이 역시 현대로템의 K2전차를 비롯한 한국 무기에 관심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르웨이는 북유럽 스칸디나비아에 위치한 국가로 러시아 푸틴 행정부 출범 이후 군사적 위협이 커지자 미군과 영국군의 주둔을 허용하면서 러시아와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뒤에는 영국, 캐나다, 일본, 대만과 함께 대러 제재에 동참하고 있다.

방산업계에서는 노르웨이가 러시아와 대척점에 서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 군사무기체계와 접목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방산 협력에 나설 경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국가로 꼽힌다.

현대로템은 노르웨이 최대 방산업체 콩스버그와 최근 원격무장장치, 디지털 통합 시스템 등 제품을 K2 전차와 K808 차륜형장갑차 등 현대로템 지상무기체계 플랫폼에 적용해 판매하는 전략적 협력 관계를 수립했다.

현대로템은 콩스버그와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방산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더구나 현대로템은 올해 1~2월 노르웨이 현지에서 전차 사업 수주를 위해 K2전차 동계 시험평가를 진행하기도 했다.

현대로템은 유럽에서 불고 있는 K-방산 열풍에 올라타기 위해 노르웨이를 현지 교두보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폴란드에 대규모 수출사례가 성사되면서 수출전망이 밝아지고 있다”며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 한국 방산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