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민규 기자 mklim@businesspost.co.kr2022-09-23 11:13:13
확대축소
공유하기
[비즈니스포스트] 롯데건설이 한남2구역 재개발에서 대우건설과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을 펼치게 됐다.
롯데건설이 승리한다면 창사 이래 최초로 도시정비사업 수주 4조 원을 넘길 뿐만 아니라 2020년 이후 2년 만에 신규수주 순위 3위 자리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 롯데건설이 한남2구역에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을 제안했다. 르엘 팔라티노 스카이라운지 조감도. <롯데건설>
롯데건설은 23일 한남2구역 재개발사업에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을 제안하며 입찰에 나섰다.
조합은 이날 오후 4시에 입찰을 마감해 11월 초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롯데건설의 상대는 대우건설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관심을 보였던 삼성물산은 결국 입찰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남2구역 재개발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272-3번지 일대에 지하 6층~지상 14층 아파트 30개 동 1537세대 규모를 짓는 사업으로 예정 공사비는 7900억 원이다.
한남재개발 5개 구역 가운데 2번째로 사업진행이 빠른 한남2구역은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과 붙어있는 역세권 입지를 자랑한다. 일반분양 비율(45%)이 높아 사업성도 뛰어나다.
게다가 조합은 3.3㎡당 공사비를 770만 원으로 확정했다. 최근 오른 건설자잿값 등을 고려해도 이 정도 공사비는 높은 수준으로 제값을 치러 좋은 아파트를 짓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롯데건설은 사업 초기부터 한남2구역에 도전한다는 의사를 밝히며 공을 들여왔다.
롯데건설은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을 적용해 ‘르엘 팔라티노’를 단지명으로 제안했다. 롯데건설은 최근 부산과 울산 재개발사업에서 르엘을 적용해달라는 조합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정도로 까다로운 기준을 갖고 있다.
롯데건설은 800억 원의 입찰보증금도 마감일이 아닌 19일에 납부를 완료할 정도로 수주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롯데건설은 국내 최고급 주택단지로 꼽히는 서울 용산구 나인원한남과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의 시공 실적을 강조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2018년 글로벌 건축설계회사인 SMDP와 함께 나인원한남을 시공했는데 올해 3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보면 나인원한남은 전국에서 2번째로 비싼 집으로 기록됐다.
이번에도 롯데건설은 호텔설계전문그룹인 HBA, 미디어아트 전문가 이이남 작가와 외관 설계를 협업했다. 조경은 디즈니월드 조경설계에 참여했던 미국의 SWA와 힘을 합치고 단지 내 인테리어는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인테리어를 담당한 건축가가 맡았다.
다만 롯데건설은 만만하지 않은 상대를 만났다.
대우건설이 시공능력평가 순위 6위로 롯데건설보다 2단계 위인 데다가 역시 하이엔드 브랜드인 '푸르지오 써밋'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지금까지 푸르지오 써밋으로 패한 적이 없어 롯데건설에 부담스러운 상대임이 분명하다.
게다가 대우건설 역시 2011년 금호산업과 함께 용산에 고급 아파트단지인 한남더힐을 준공했다. 올해 들어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최고 매매가격을 차지한 것은 나인원한남(206m²)과 한남더힐(235m²)이다.
롯데건설이 이번 사업을 따낸다면 창사 이래 최초로 도시정비 수주 4조 원을 넘게 된다.
롯데건설은 올해 9월까지 3조5509억 원을 수주하며 2020년 기록한 최고기록 2조6326억 원을 이미 경신했다. 롯데건설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건설사는 다름 아닌 2조4432억 원을 수주한 대우건설이다.
롯데건설은 한남2구역에서 대우건설을 누르고 신기록 경신뿐만 아니라 3위 자리를 안정적으로 지키려고 한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한남2구역을 최고의 명품 주거단지로 선보일 수 있도록 9명의 월드클래스 거장들과 팀을 꾸려 혁신적 호텔식 설계를 제안했다”며 “나인원한남,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등 국내 최고급 주거공간을 시공한 노하우를 살려 주거공간의 품격을 새롭게 세우겠다”고 말했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