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캐나다 온타리오주 정부가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의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을 위한 토지 용도 변경 안건을 승인했다.

승인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공장 투자 계획이 대폭 미뤄지거나 무산될 수도 있던 큰 변수가 해결된 만큼 투자 절차에 본격적으로 속도가 붙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 캐나다 배터리공장 큰 벽 넘어, 당국 토지 용도변경 승인

▲ 캐나다 온타리오주 당국이 LG에너지솔루션 및 스텔란티스의 전기차 배터리공장 부지에 토지 재지정 명령을 내렸다. 사진은 LG에너지솔루션 공장.


8일 현지 지역언론 윈저스타에 따르면 캐나다 온타리오주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공장이 들어서는 230에이커(약 93만 ㎡) 부지의 용도 변경을 승인했다.

윈저시 당국이 6월부터 온타리오주에 주 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는 온타리오주 윈저에 약 5조 원을 들이는 배터리공장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공장 부지 일부가 해당 용도로 지정되지 않은 상태에 놓여 있었다.

윈저시 정부는 투자가 결정된 뒤 자체적으로 토지 용도 변경을 추진해 왔는데 이는 법원의 판단 등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최장 2년에 이르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이 올 여름부터 공장 착공에 들어가 2024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었는데 투자 시기가 늦어져 큰 차질을 피하기 어려웠다.

CTV뉴스 등 현지언론 보도에 따르면 윈저시 정부는 전기차 배터리공장 투자가 무산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안고 온타리오주 정부에 직접 토지 재지정 명령을 내려달라고 공식 요청을 보냈다.

주 정부 차원에서 토지 재지정 명령을 내리면 법원의 결정 등 용도 변경에 필요한 대부분의 절차를 생략할 수 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토지 재지정 명령이 실행된 사례가 많지 않았고 현지 주민들도 반발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어 실제로 이런 요청이 승인을 받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태에 놓여 있었다.

온타리오주 정부가 과감하게 토지 용도 변경을 승인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 배터리공장 설립이 큰 차질 없이 이뤄질 수 있게 된 셈이다.

드류 딜킨스 윈저시장은 윈저스타를 통해 “남은 절차가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올 가을부터 중요한 건설 단계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윈저시 당국은 앞으로 공장 건설 허가를 받고 해당 지역에 거주하던 원주민을 이주하도록 하는 등 후속 절차를 단계적으로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토지 재지정이 이뤄진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소정의 금전적 보상을 받게 된다.

윈저스타에 따르면 온타리오주가 윈저에 토지 재지정 명령을 내린 사례는 1998년 이후 약 24년 만에 처음으로 이뤄진 것이다.

그만큼 온타리오주 정부 차원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의 배터리공장 투자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빅 페델리 온타리오주 경제개발 및 고용창출, 무역장관은 최근 한국을 방문해 LG에너지솔루션 경영진과 직접 만나 사업 협력도 논의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에 관련한 추가 지원방안 등 내용이 논의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