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2022-09-06 15:4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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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원/달러 환율이 연일 연고점을 새로 쓰며 빠르게 오르고 있다. 미국의 고강도 긴축 정책 등으로 연말까지 달러화가 계속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쏟아져 나온다.
이와 같은 원/달러 환율 움직임에 투자하고 싶은데 마땅한 투자처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주식처럼 시장에서 쉽게 사고 팔 수 있는 달러화 관련 ETF(상장지수펀드) 투자가 대안이 될 수 있다.
▲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375원을 넘어서며 또 다시 연고점을 새로 썼다. 사진은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에서 외환딜러가 화면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6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키움투자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하는 미국달러선물레버리 ETF는 최근 들어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8월 이후 전날까지 키움투자자산운용의 KOSEF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와 삼성자산의 KODEX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는 각각 11.59%,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ETF는 11.51%의 상승률을 보였다.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590여 개 ETF 가운데 수익률 상위 6위와 7위, 8위에 올랐다.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ETF는 한국거래소의 KRX미국달러선물지수의 배수를 따른다. KRX미국달러선물지수는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최근 월의 미국달러선물을 기초자산으로 한국거래소가 산출하는 선물지수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같이 상승하는데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ETF는 지수의 배수를 추종하는 만큼 지수 상승폭보다 2배 높은 수익을, 하락폭보다 2배 많은 손실을 안겨준다.
KRX미국달러선물지수를 그대로 따르는 키움투자자산운용의 KOSEF미국달러선물과 삼성자산운용의 KODEX미국달러선물 ETF도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같은 기간 각각 5.83%과 5.78%의 오름세를 보였다. 590여 개 ETF 가운데 수익률 상위 40위 안에 드는 양호한 상승률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현재 KRX미국달러선물지수를 그대로 따르는 미국달러선물 ETF 상품은 운용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미국달러선물지수는 코스피와 코스닥뿐 아니라 미국 나스닥, 글로벌 원자재, IT성장분야 등 ETF가 따르는 각종 기초지수와 비교해 큰 변화없이 안정적 움직임을 보여 왔기 때문에 ETF시장에서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미국의 급격한 긴축 등으로 달러화 가치가 빠르게 오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원/달러 환율은 7월 마지막 거래일인 7월29일 1299.1원(종가 기준)에서 전날인 9월5일 1371.4원까지 약 한 달 사이 5.57%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1.95%와 4.01% 내리며 원/달러 환율보다 낮은 변동성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고강도 긴축 기조는 물론 유럽 경제의 불확실성, 중국 위안화와 일본 엔화의 약세 흐름, 한국의 무역수지 적자폭 확대 등으로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을 것으로 바라본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날 리포트에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까지 강달러 기조가 유지되고 부진한 유럽경제 상황도 달러화 강세를 유도할 것이다”며 “현재 압도적 달러화 강세 흐름은 저항선을 찾기 어려운 국면으로 원/달러 환율은 1400원까지 상단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증권업계에서는 벌써부터 향후 원/달러 환율 하락을 준비하라는 시선도 나온다. 상승이 이어진뒤 언젠가는 하락 국면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도 ETF 투자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이날 리포트에서 “달러 약세 전환을 쉽사리 예측하기 어렵지만 달러화 가치가 오를수록 상승 여력은 줄고 하방에 대한 여력은 증가할 것이다”며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달러 약세에 따른 기회가 다가올 텐데 이때 통화형 ETF를 활용한 투자가 유효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키움투자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은 KRX미국달러선물지수와 반대로 움직이는 KOSEF미국달러선물인버스2X와 KODEX미국달러선물인버스2X, TIGER미국달러선물인버스2X ETF 상품도 각각 운용하고 있다.
▲ 삼성자산운용의 KODEX미국달러선물 ETF 시리즈 투자손익 예시. <삼성자산운용>
이 상품들은 KRX미국달러선물지수를 반대로 따르며 지수 변동폭의 2배로 움직인다. 이에 따라 8월 초부터 전날까지 세 상품 모두 10%가 넘는 하락률을 보이며 590여 개 ETF 가운데 수익률 하위 15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키움투자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은 미국달러선물 ETF처럼 지수를 그대로 따르지만 반대로 움직이는 KOSEF미국달러선물인버스와 KODEX미국달러선물인버스도 각각 운용한다. 이들 역시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각각 5.34%와 5.40% 내렸다.
반면 이 상품들은 원/달러 환율이 상승을 멈추고 하락세로 접어들면 주목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달러화 관련 ETF는 원/달러 환율 움직임에 직접 투자할 수 있고 주식처럼 시장 변화에 맞춰 사고 팔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달러화 관련 ETF에 투자하는 자금도 크게 늘었다.
8월1일부터 전날까지 KRX미국달러선물지수를 따르는 키움투자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ETF 상품 10개의 거래대금은 2227억 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29% 증가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현재 환율 변동폭은 상대적으로 안정됐던 과거와 달리 거칠고 강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통화형 ETF가 직접적 투자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