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위원회가 23일 제2차 금융규제혁신회의를 열고 플랫폼 금융서비스 활성화 방안을 심의했다.
23일 금융위원회(금융위)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차 금융규제혁신회의를 열고 플랫폼 금융서비스 활성화 방안과 규제 샌드박스 내실화 방안에 관해 심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플랫폼 금융서비스 활성화는 소비자의 편리한 디지털 금융생활을 위함이다.
현재 소비자에게 금융상품을 비교하고 추천하는 서비스는 금융상품 중개에 해당한다.
◆ 온라인 플랫폼에서 고객의 필요에 맞는 상품 추천
이 때문에 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등록을 하거나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지난해 카카오페이가 보험상품을 비교·추천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가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은 바 있다.
금융위는 앞으로 소비자의 편익 증가를 위해 예금, 보험,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P2P) 상품 관련 온라인 판매중개업의 시범운영을 허용하기로 했다.
기술기업뿐만 아니라 금융회사도 다양한 금융사의 예금상품을 비교하고 추천할 수 있는 온라인 서비스를 시범 운영할 수 있게 허용하기로 했다. 상품은 정기 예·적금 상품에 한해 허용하고 저축은행, 신협 등의 예·적금 상품도 취급할 수 있다.
보험도 마찬가지다.
마이데이터사업자와 전자금융업자가 여러 보험사의 보험상품을 비교하고 추천할 수 있는 온라인 서비스를 시범 운영할 수 있게 한다. 보장범위는 소비자 피해 우려가 큰 상품을 제외하고 허용하기로 했다. 허용되는 범위 안에서는 대면용, TM용, CM용 상품 모두 취급 가능하다.
◆ 통합 애플리케이션(앱) 하나로 계열사의 모든 서비스 이용
금융위는 은행이 하나의 앱을 통해 보험, 카드, 증권 등 모든 계열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통합 앱 운영을 부수업무로 허용하기로 했다.
금융 서비스뿐만 아니라 헬스케어 서비스, 중고차거래 중개 등 비금융 서비스 역시 제공된다.
소비자는 통합 앱을 활용해 국민연금 가입 내역과 건강보험 납입 내역을 확인하고 세금 및 공과금 고지서를 한번에 관리할 수 있다.
온라인에서 본인 확인이 필요할 경우 주민등록번호가 아닌 대체수단을 활용해 사용자를 식별·인증하는 본인확인 서비스,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공급망 관리(물품 구매·계약·발주)와 금융서비스(이체·송금·대출)가 융합된 플랫폼 서비스도 제공된다.
복지부와 협의해 보험회사가 제공할 수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서비스 범위도 확대한다.
의료행위에 해당되지 않는 범위에서 건강통계 분석 서비스를 허용하고 개인·기업 대상 건강관리서비스, 헬스케어 관련 물품의 도·소매, 소프트웨어 개발·판매 등 헬스케어 자회사의 업무도 허용한다.
카드사에는 생활밀착 금융플랫폼 구축을 지원하기로 했다. 신고 없이 영위할 수 있는 부수업무 범위를 확대해 카드사가 마이데이터 사업자로서 고객에 맞는 타 카드사 상품도 추천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는 중장기적으로 법령 개정을 통해 지주회사가 통합 앱을 직접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 소비자 보호를 위한 보완장치 마련
금융위는 통합 앱 운영과 관련해 소비자 보호에도 적극 나선다.
소비자가 혼동·오인하지 않도록 판매주체를 명확히 고지·안내하도록 하고 민원과 분쟁 해결 절차, 정보보호 및 보완 등 소비자보호체계 구축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관련 규정을 지키지 않아 피해가 발생하면 통합 앱 운영사와 판매주체에 배상책임을 부담지운다.
플랫폼에 판매를 위탁하는 금융회사가 위탁에 따른 리스크를 적정하게 통제하고 관리하는지 점검하고 필요할 경우 개선을 권고한다.
내부통제기준마련 의무, 설명의무, 부당권유 금지 등 판매중개업자에 대한 영업행위 규제를 플랫폼 영업에도 똑같이 적용한다.
금융위는 플랫폼 특성을 고려해 소비자 보호, 불공정행위 방지, 금융시장 안정 등을 위한 새로운 규제를 적용하겠다고 약속했다. 구체적으로는 불완전판매 방지를 위한 취급상품 제한, 비교·추천 알고리즘의 공정성 확보 의무 부과, 플랫폼의 보험사에 대한 우월적 지위 남용 방지 등이다.
이날 회의에는 김주현 금융위원장을 비롯해 박병원 금융규제혁신회의 의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이 참석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플랫폼 혁신 방안을 검토할 때 이것이 가져올 부작용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뒷받침 돼야 소비자 편익이 극대화 된다"며 "플랫폼 비즈니스가 금융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에 대해 좀 더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어 '혁신금융서비스'로 시범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향후 금감원은 금융소비자 이익이 최우선될 수 있도록 알고리즘 적정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김서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