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산업은행이 간담회를 열고 본점의 부산 이전과 관련해 불만이 커져가고 있는 직원 달래기에 나선다.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직접 이번 간담회의 전면에 나서 직원 설득에 목소리를 내고 해법 도출에 시동을 걸지 주목된다.
 
산업은행장 강석훈 뿔난 직원들 직접 설득 나설까, 부산이전 갈등 장기화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사진)이 본점의 부산 이전과 관련해 직원들을 상대로 직접 설득에 나설지 주목된다. 


다만 산업은행 본점 이전에 필요한 한국산업은행법을 국회에서 개정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고 부산 이전 자체를 반대하는 노동조합을 설득하는 것도 쉽지 않아 부산 이전을 둘러싼 갈등은 장기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24일 강 회장은 전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어 부산 이전에 관한 현안을 논의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지금 지방 이전이 산업은행의 가장 큰 화두이기 때문에 간담회는 이 문제에 대해 대략적으로 의견을 나누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동안 산업은행은 중요한 현안이 생길 때마다 전직원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대화를 통해 해법을 찾는 시도를 해왔다. 일반 시중은행과 달리 정책금융기관으로 공공성이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번 간담회는 강 회장이 본격적으로 부산 이전과 관련된 내부 소통을 시작한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

강 회장은 산업은행 회장에 취임하면서 부산 이전을 직원들과 논의하기 위해 ‘소통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위원회를 꾸리지 못하고 있었다.

게다가 강 회장이 국회에서 부산 이전을 가능한 빨리 시행할 것이라고 발언한 이후 직원들과 갈등이 한층 깊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간담회가 열린다는 점도 주목된다.

강 회장은 7월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부산 이전과 관련해 “가능한 한 빨리 시행할 것”이라고 답변했는데 이 때문에 직원들의 불만과 불안감은 한층 커졌다.

강 회장이 이번 행사에 직접 나와 직원들과 마주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산업은행은 강 회장의 참석 여부와 상관없이 이번 간담회에서 강 회장 발언의 전후 배경을 설명하고 부산 이전과 관련해 직원들의 이해를 구하는 내용 등을 담아 직원 설득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국회의 움직임 없이 산업은행의 간담회만 진행된다고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 

국회에서 산업은행 본점의 부산 이전과 관련된 확실한 결론이 내려지기 전까지 강 회장이 먼저 나서 부산 이전과 관련된 구체적 행동이나 논의를 진행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려면 한국산업은행법에서 ‘한국산업은행은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는 제4조 본점 및 지점 등의 설치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

윤석열정부가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국정과제로 제시했으나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지도부 구성 등 정당 내부사정으로 산업은행 이전을 언급할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법 개정 논의가 본격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강 회장도 국회에서 답변할 때 본점 이전을 위한 대략적 로드맵을 설명하면서 한국산업은행법이 개정되지 않아 아직 이전을 위한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산업은행 노동조합은 강 회장이 부산 이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놓기 전까지 투쟁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산업은행 노동조합은 강 회장이 취임한 6월23일부터 매일 아침마다 산업은행 본점 로비에서 부산 이전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이처럼 복잡한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에 강 회장은 이번 간담회에서 부산 이전을 전면 반대하고 있는 직원들의 불만을 해소할 수 있는 만족스러운 해법을 곧바로 도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직원들이 부산 이전을 반대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게 없어 은행 차원에서도 애매한 부분이 있다”며 “이번 간담회가 갈등이나 불안감을 조금 해소하기 위해 계획한 것이기 때문에 어떤 얘기들이 나올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