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메리츠화재가 창립 100주년을 맞이한 올해 상반기 뛰어난 실적을 거두고 있다.
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부회장은 2024년까지 손해보험업계 1위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는데 상반기 순이익 기준 3위를 차지하며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겸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부회장이 상반기 순이익 기준 3위를 차지하며 순항하고 있다.
12일 메리츠화재에 따르면 이번 상반기 실적 증가에는 김 부회장이 고삐를 죈 장기인보험 확대가 큰 힘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
메리츠화재는 상반기 별도기준으로 매출 5조2826억 원, 영업이익 6404억 원, 순이익 4640억 원을 거뒀다. 2021년 상반기와 비교해 매출은 7.1%, 영업이익은 61.6%, 순이익은 58.9% 증가한 것이다.
메리츠화재는 이번 상반기 순이익을 기준으로 손해보험회사 3위를 차지했다.
1위는 7490억 원을 거둔 삼성화재, 2위는 DB손해보험(5626억 원)이었다. 메리츠화재 다음으로는 현대해상(3514억 원)이 올랐다.
통계청이 2022년 8월3일을 기준으로 공시한 원수보험료 합계를 기준으로 보면 메리츠화재는 7387억 원을 거둬 4위에 올랐다.
삼성화재(1조4086억 원), DB손해보험(8850억 원), 현대해상(8633억 원)이 앞순위를 기록했고 메리츠화재 다음 5위는 7334억 원을 이뤄낸 KB손해보험이 차지했다.
메리츠화재는 2020년까지 원수보험료 기준으로 KB손해보험에 밀렸지만 지난해부터 앞서기 시작했으며 순이익 기준으로는 2021년부터 현대해상을 앞서기 시작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이번 실적을 두고 “지속적 매출 증가와 비용 효율화를 통한 사업비 절감으로 순이익이 늘었다”고 말했다.
메리츠화재의 성장에는 김 부회장이 지난해 세운 ‘뉴 33플랜’이 하나씩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부회장은 취임 후 3년만에 순이익 기준 업계 3위에 오른다는 33플랜을 내세워 달성한뒤 바로 '뉴' 33플랜을 내놓고 고삐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뉴 33플랜은 2024년까지 메리츠화재를 손해보험업계 1위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20% 수준인 법인보험대리점 채널 점유율을 30%까지 확대해 순이익 1조5천억 원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김 부회장은 올해 들어 경제환경이 어려워질 것으로 판단하고 우선 영업 조직을 개편해 비용을 절감했다.
일반적으로 보험회사는 본부와 지역단, 점포로 이뤄진 조직 구조를 갖고 있지만 메리츠화재는 중간을 차지하는 지역단을 없애 본사와 점포를 바로 연결했다.
이를 통해 지역단의 영업비용과 관리비용 등을 절약할 수 있었고 절약한 비용 일부를 점포의 성과에 따른 보상으로 투자해 능률을 높였다.
김 부회장은 보험 판매에서도 구체적이고 분명한 전략을 추진했다.
점차 수익성이 떨어져 가는 자동차보험을 줄이고 납입기간이 3년 이상인 암, 어린이, 치아보험 등 장기인보험 판매에 집중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메리츠화재의 상반기 월 평균 장기인보험 신계약은 약 88억 원을 기록했다. 2021년 상반기 월 평균 장기인보험 신계약과 비교해 7% 늘었다.
장기위험손해율은 90.2%를 나타냈다. 2021년 상반기보다 4.4%포인트 하락하며 개선세를 보였다.
백내장 수술을 포함한 의료비 보험금 청구가 축소하며 실손해율도 103%를 거둬 지난해 상반기보다 12%포인트 줄었다. 손해보험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김 부회장은 2017년 메리츠금융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겸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부회장에 올랐고 2018년과 2021년에 계속 연임에 성공했다. 2024년 3월까지가 임기다.
메리츠화재의 이번 상반기 호실적은 올해가 메리츠화재 100주년을 맞이해 더 눈길이 간다.
메리츠화재는 1922년 조선과 일본인 기업가들이 500만 원을 자본금으로 설립한 '조선화재해상보험'을 그 뿌리로 한다. 1967년 한진그룹에 편입됐으며 2005년 계열분리를 통해 지금의 메리츠화재해상보험주식회사가 됐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