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징(가운데)이 2일 오후 대만에 도착한 뒤 공항을 걸어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이 대만에 도착했다.
중국의 반발을 무릅쓰고 대만을 방문한 펠로시 의장은 대만과 미국의 연대를 강조했다.
펠로시 의장은 2일 오후 대만 타이베이 쑹산 공항에 도착한 뒤 발표한 성명에서 “전 세계가 독재와 민주주의 사이에 선택을 마주한 상황에서 2300만 대만 국민에 대한 미국의 연대는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이번 미 의회 대표단의 대만 방문은 대만 민주주의를 지원하려는 미국의 확고한 약속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독재’와 ‘민주주의’를 언급한 것은 공산주의 체제인 중국 시진핑 주석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펠로시 의장이 대만에 도착한 시점에 그가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내가 의회 대표단을 대만으로 이끄는 이유’라는 글도 공개됐다.
펠로시 의장은 글에서 중국이 대만을 위협하면서 갈등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베이징(중국)은 대만의 방공호는 물론 상공에서 폭격기, 전투기, 감시기 등으로 순찰을 강화하며 대만과의 긴장을 극도로 격화시켰다”며 “동시에 중국은 글로벌 기업들에게 대만과 경제적 관계를 끊으라고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 사태를 거론하며 시진핑 주석을 비판했다.
펠로시 의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을 강화하면서 혹독한 인권 기록과 법치에 대한 무시는 지속되고 있다”며 “홍콩의 정치적 자유와 인권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잔혹한 탄압은 종교(천주교)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만 방문을 통해 우리는 대만의 자유와 민주주의가 존중되어야 한다는 것을 재확인하는 우리의 약속을 이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대만 방문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번 방문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한국, 일본 등 태평양 지역 순방의 일환”이라며 “상호 안보와 경제적 파트너십, 민주적 거버넌스에 초점을 맞춰 공동의 이익을 증진시키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대만 방문이 대만관계법과 미·중 공동성명 등으로 결정된 ‘하나의 중국’ 정책과 모순되지 않는다며 미국은 현 상태를 일방적으로 변경하려는 시도를 반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펠로시 의장은 3일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면담을 갖고 대만 의회와 인권박물관 등을 방문한 뒤 같은 날 오후에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