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건설 노동자들이 작업현장에 화장실을 늘려달라고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진정서를 냈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은 26일 서울 중구 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발주한 공사현장 23곳 가운데 8곳의 화장실 위생상태가 불량하고 숫자도 부족하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이 26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건설현장의 열악한 화장실 상태를 고발하며 확충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
건설노조는 “한국토지주택공사의 건설현장 23곳을 조사한 결과 현장당 평균 172명의 노동자가 투입되는 데 화장실은 평균 2.5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조사는 6월23일부터 7월8일까지 진행됐다.
휴게실도 평균 2.5개에 불과했고 휴게실의 21.7%에는 냉방시설도 갖춰져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세면대도 평균 1.7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노조는 건설현장의 화장실·식당·탈의실 설치를 규정한 ‘건설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크기나 수량 등의 기준이 제시되지 않아 허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강한수 건설노조 노동안전보건위원장은 “더위에 취약한 건설 노동자들이 이제는 열사병으로 죽고 싶지 않아 인권위 앞에 왔다”며 “땀 흘리고 찌들어 소금꽃이 핀 옷을 잠깐 갈아입을 휴게실과 잠깐 얼굴이라도 씻을 세면장을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